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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중앙정계 강원도 폄훼·무시...지역사회 분노 '최고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강원도민과 대도시 마스크 분배 불공평"...노골적 폄훼 -정치권 '공룡선거구', '누더기 선거구' 획정에 뿔난 강원 민심에 기름 부어 -조명래 환경부장관 산천어 축제 폄훼까지 연이은 무시에 지역민심 '폭발'

2020-03-10     윤왕근 기자
"강원도에 계신 분하고 대도시에 같은 분이 꼭 일주일에 한장씩 공평하게 나눠 쓰는게 정말로 공평한 것이냐"(지난 5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산천어축제가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2월 6일, 조명래 환경부장관)
'접경지역 6개 시·군 묶는 공룡선거구 획정·춘천 누더기 선거구 재획정'(3월 7일, 중앙선관위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20대 국회)

정부와 중앙정계에서 강원도를 폄훼하고 무시하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강원도민들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마스크 공급과 관련, “강원도에 계신 분하고 대도시에 같은 분이 꼭 일주일에 한장씩 공평하게 나눠쓰는게 정말로 공평한 것이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민을 하게 됐다”고 발언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 연합뉴스

김 실장의 발언은 즉각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왔다. 미래통합당 김진태 의원은 "폐렴바이러스가 대도시분들에겐 더 위험하고 강원도 분들에겐 덜 위험한가"라며 "이런 비과학적, 극단적 지역차별적 언행을 하는 사람이 청와대 정책실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건 현정부가 평소 강원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본심이 나온 것"이라며 "그동안 케이블카도 전국에 다 해줬는데 설악산에만 안 해줬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4.15 총선 강원도 '누더기 선거구' 획정과 맞물려 더욱 지역민심을 들끓게 만들었다. 선거를 40일도 안남긴 가운데 선거구 획정위가 강원도 18개 시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접경지역 6개 시·군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는 '공룡선거구'를 만들어낸 것. 이에 대해 지역정가와 각종 단체가 반발하자 이번에는 자체 분구될 예정이던 '수부도시' 춘천을 인접 시군과 붙여 분할하는 '누더기 선거구'를 만들어냈다.

강원도국회의원협의회 여야의원들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강원도 선거구 획정안 폐기-강원도 9개 의석 재획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같은 강원도 폄하와 무시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 부터 시작됐다. 조 장관은 화천산천어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2월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산천어축제가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당시 화천은 정부의 국방개혁 2.0 계획으로 인한 군부대 축소 위기로 생계에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이상고온,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한해 농사와 같았던 산천어축제가 사상 최악의 흥행 참패를 겪는 중이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안그래도 울고 싶은 화천군민에게 뺨을 때려준 격이 됐다. 화천군민들은 즉각 조 장관을 규탄하고 나섰다. 화천군번영회를 비롯한 화천지역 시민단체들과 군·도의원 등은 조 장관의 공개사과와 사퇴를 촉구했고, 화천과 연을 맺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씨 조차 "화천군민에 왕소금을 뿌렸다”고 비판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조 장관의 발언을 두고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조 장관은 지난달 19일과 28일 동명이인인 도지사와 화천군수에게 전화로 사과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사회재난 속 피로도가 쌓인 강원도 민심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는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정부와 정계의 실언에 가장 애가 타는 것은 총선을 치러야하는 각당의 예비주자들"이라며 "여야 각당 차원의 강원 민심 달래기 방안이 나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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