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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코로나'…어르신들 어디서 여름 나나

2020-08-19     석민정
무더위속에 잠겨있는 경로당을 뒤로하고 그늘진 벤치에 노인들이 떨어져 앉아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노인들의 여름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춘천시 근화동에 한 노인정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경로당 운영중지함을 양해바란다’는 문구와 함께 굳게 닫혀있었다. 무더위 속에 이곳을 찾은 노인들은 닫힌 문을 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이곳 경로당을 찾은 노인들은 근처 벤치 아래서 나름대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서옥녀(83)씨는 “평소처럼 경로당을 찾았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다들 이곳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라며 “코로나 때문에 닫혔다고 하니 그것도 무섭고 더위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이 찾은 노인정이 코로나19로 확산으로 인해 굳게 닫혀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다른 경로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뿐만 아니라 춘천지역 노인복지관들도 모든 운영을 중단하면서 이날 체감온도 34.2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노인들이 갈 곳을 잃어버리게 됐다. 

춘천시는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수준으로 방역 대응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코로나19로 한차례 중단된 후 운영을 재개하던 357개 경로당과 4곳의 노인복지관이 다시 문을 닫게 됐다. 

김인조 춘천동부노인복지관 부장은 “소규모로 준비하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실내 무더위 쉼터도 전면 중단하게 됐다”며 “무더위도 물론 걱정이지만 지금은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한 어르신들의 집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춘천노인복지관도 전면 휴관에 들어갔으며 프로그램부터 무더위쉼터까지 무기한 운영 중단을 알렸다. (사진=석민정 기자)

춘천시는 무더위 속에 남겨질 노인들을 위해서 행정동 관리 아래 야외 무더위 쉼터 16개소를 지정 운영하고 생수·쿨토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노인들의 온열질환 문제가 우려된다"며 "노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석민정 기자 suk3845@mstoday.shubhangiagraw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