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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춘천 남부초엔 무거운 발걸음만...주변 거리는 ‘한산’

춘천 남부초 코로나19 확진자 2명 발생

2020-08-23     석민정
23일 춘천 남부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학내에 설치된 이동 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거리를 두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남부초등학교로 이동하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변 골목에선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23일 춘천 남부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곳에 이동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검체 검사 대상은 21일 개학 당일 등교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354명과 교직원 83명 등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학교 주변에는 차량으로 가득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경직된 표정으로 남부초등학교로 입장했다. 이들은 해당 학교 교직원 및 학생들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교 내부에 설치된 이동 선별진료소에는 거리를 두고 서 있는 검사 대상자들로 북적였다. 해당 초등학교 환경미화원 A씨는 “오늘 아침 소식을 듣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떨리는 상태다”라며 진료소로 급히 이동했다.
 

23일 이동식 선별진료소가 춘천 남부초등학교에 설치된 가운데 한 저학년 학생이 검사를 받는 중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선별진료소에선 저학년 학생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검사 대상인 이들은 성인들도 힘들어하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또 다른 4학년 학생은 “금요일(21일)에 교과서를 가지러 등교를 해서 오늘 검사를 받으러 왔다. 혼자 왔지만 별로 무섭진 않다”며 당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23일 춘천 남부초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가운데 인근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은 가운데 문구점만 홀로 문을 열었다. (사진=석민정 기자)

이처럼 남부초등학교엔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 반면 인근 골목에는 검사를 위해 이동하는 차량만 다닐 뿐 사람의 발걸음은 뚝 끊긴 모습이었다.

인근 상인 안병웅(57)씨는 “가뜩이나 요즘 장사도 안되고 있는데 바로 앞에 위치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앞으로 장사 걱정에 너무 속상하다”며 “한편으로 어린 학생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하니 다 어른들의 책임인거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텅텅 빈 거리에도 문을 열고 있던 문구점 사장님도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김춘희(72)씨는 “오늘 아침 소식을 듣고 가슴이 떨리고 혼란스러웠다. 요즘엔 아이들 얼굴을 보기 힘든데 앞으론 더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앞으로 장사도 걱정이다. 가게 문을 닫을 수도 열 수도 없는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석민정 기자 suk3845@mstoday.shubhangiagraw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