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로맨틱 춘천’ 꿈꾸는 ‘춘천동네형’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춘천은 막국수, 닭갈비만 있는 곳이 아니에요. 그 외에도 맛있는 음식이 많은 곳이죠. 유튜브를 통해 춘천의 숨겨진 맛집, 알짜배기 여행 코스 등을 소개하고 싶어요.”
너도나도 다 아는 춘천의 대중적인 모습이 아닌 꼭꼭 숨은 ‘알짜배기’ 모습을 소개하는 로컬 유튜브 크리에이터 ‘춘천동네형’. 1980년생으로 올해 41살인 그는 단 한 번도 춘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활해본 적 없는 ‘춘천 토박이’다.
그림도 그리고, 운동도 하고, 무엇인가 구상하길 좋아하는 춘천동네형은 본인을 ‘관심사가 다양하고 재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을 뜻하는 ‘멀티포텐셜라이트(Multi-Potentialite)’라고 소개하며 “춘천에서 보고, 듣고, 놀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전 1년 동안 유튜브를 분석한 그는 춘천을 소개하는 유튜버가 없다는 점을 파악했다. 춘천 영상 대부분이 타지역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 올린 영상이고, 모두가 아는 대표 관광지 소개였던 것에 착안한 그는 예쁘지만 알려지지 않은 명소, 닭갈비와 막국수에 가려진 맛집 등 춘천의 색다른 모습을 조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춘천 관광과 축제 등이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콘텐츠 제작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도시를 알리는데 크리에이터의 몫이 그 누구보다 중요하다”며 “언택트 시대와 유튜브의 대리만족 트렌드가 오히려 유튜버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고 전했다.
8월 기준, 춘천동네형 유튜브의 구독자는 2만8000여명이다. 새롭게 기획한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덕질 콘텐츠에 힘입어 올해 목표치로 정한 5000명을 월등히 뛰어넘었다. 예상하지 못한 폭발적인 반응에 “감사하면서도 얼떨떨하다”는 그는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됐다. 이 수익으로 더 좋은 촬영 장비를 구매할지, 구독자를 위한 감사 이벤트를 진행할지 고민하던 그는 뜻밖의 뉴스를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
노인복지관이나 시청에서 소소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춘천 노인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일이 모두 끊겼다는 지역 뉴스를 접한 것이다. 어려움에 닥친 노인분들의 모습을 보고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첫 수익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춘천 노인분들을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곳에 기부하고 싶어 춘천남부노인복지관에 수익을 전달했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지역 노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춘천은 그에게 어떤 곳인지 묻자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도시’라고 표현했다. 그는 “40년을 넘게 살아온 춘천에는 소개할 곳도 많고, 가꿔가야 할 곳도 많기에 본인과 같은 크리에이터가 예쁘게 갈고 닦아서 반짝이는 ‘로맨틱 춘천’으로 만들어 소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춘천과 함께 성장해가는 로컬 유튜버가 되고 싶다”며 “춘천 하면 ‘춘천동네형’ 유튜브가 떠오를 수 있는 브랜드화가 목표이며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가 온전하지 못함에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춘천동네형. 너도나도 뛰어드는 유튜브 홍수 속 ‘춘천’이라는 본인만의 콘텐츠로 지역과 상생하는 그의 앞날이 기대된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shubhangiagraw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