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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운전 면허증 반납 계획 있으신가요?”

2020-11-06     석민정 기자

# 지난해 12월 춘천의 교회 주차장 앞에서 8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가 교회 화단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아서 낸 사고였다. 지난 9월에도 춘천시 동면에서 80대 운전자 B씨가 몰던 차량이 상가 문을 그대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어르신이 운전중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차량에 부착돼 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 고령 운전사고 매년 꾸준한데...면허증 반납률은 글쎄?

경찰청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2018년 1204건, 2019년에는 1261건 발생했다. 이때 사망자도 각각 56명, 41명으로 집계되면서 2년 사이 97명이 목숨을 잃었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차선 유지를 위한 핸들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많고 신호 등 색상 판별에 더 많은 인지 시간이 필요, 교통사고 위험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이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도 있다.

하지만 올해 8월까지 강원도 고령 운전자 13만 3021명 중 2081명(1.56%)만 면허를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의 경우 2만여명 중 600여명이 반납을 완료하면서 비교적 높은 반납률을 보였지만 여전히 3%에 머물고 있었다.

그나마 춘천시는 올해 처음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면서 전무하던 고령층 운전면허증 반납이 이뤄지게 됐다. 하지만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면허증 반납을 꺼리거나 제도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면허증 반납에 대한 반응 제각각

춘천의 한 복지관에서 환경 미화 근무를 하고 있는 어르신 A(75)씨는 복지관까지 자차로 운전해 이동하고 있었다.

A씨는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아 직장에 가려면 차량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30·50 속도를 지키면서 안전 운전을 하려고 한다"며  "앞으로 5년은 더 운전을 하려고 생각하는데 반납기준 나이 65세는 너무 빠른거 같다"고 했다.

A씨처럼 100세 시대를 맞아 65세를 넘어서도 제2의 직장을 다니는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선 자진반납을 할 수 있도록 교통시설 확충, 고령운전 차량 스티커 부착 의무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물론 운전 실력이 이전과 같지 않음을 느끼고 사고 발생 위험성을 체감해 본인과 타인을 위해 스스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운전면허를 반납을 고민하던 B(78)씨는 "지난해 사고가 한번 발생한 이후에 운전대에서 손을 놓았다. 확실히 나이를 먹을수록 판단력이 흐려지는게 사실"이라며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크게 느껴 운전을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허증 반납의 필요성과 과정을 잘 알지 못해서 아직까지 소지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운전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면허증을 소지하는 어르신이 많았다. 이들은 반납 절차와 반납 후 교통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 춘천시 면허증 반납 인센티브는?

춘천시는 춘천시에 주민등록이 된 만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반납 시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반납을 원하는 경우 춘천경찰서 또는 읍면동에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 후 강원지방경찰청에 실효처리를 받게 되면 1회에 한정해 10만원권의 교통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춘천시는 올해 처음으로 고령운전자에 대해 교통안전 지원사업으로 6200만원(도비 1900만원, 시비 4300만원)을 확보,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 602매를 운전면허 자진반납자에게 배부를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시 관계자는 “고령운전자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인지능력 저하 등으로 고령운전자 교통하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사업이 처음 시작된 만큼 내년도에는 사업을 더욱 개선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민정 기자 suk3845@mstoday.shubhangiagraw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