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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연극의 뿌리’ 극단 굴레⋯창단 50주년 기념 공연 눈길

극단 굴레씨어터 창단 50주년 기념 ‘어항’ 공연 1975년 초연작, 25일부터 춘천 아트프라자 선봬 초연 멤버와 신입 단원 함께, 현시대 맞게 재창작

2024-04-23     한승미 기자
극단 굴레씨어터가 25일부터 춘천예술마당 아트프라자에서 창단 50주년 기념 ‘어항’을 공연한다.  (사진=극단 굴레씨어터)

창단 50주년을 맞은 춘천 극단 굴레씨어터가 이를 기념하는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 굴레씨어터는 25일부터 3일간 춘천예술마당 아트프라자에서 창단 50주년 기념 ‘어항’을 공연한다. 

극단 굴레씨어터는 춘천의 젊은 연극인 11명이 지역 연극의 활로를 개척한다는 목표로 1974년 창단했다. 1989년 굴레 소극장을 개관한 이후 아동극과 청소년 연극을 위한 전문 청소년극장을 함께 운영했다. 

이들은 단순한 오락적 요소가 강조된 연극보다 부조리한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사회적 문제나 시대의 아픔을 연극에 투영하며 그 안에서 희망을 찾는 작업을 해왔다. 

‘어항’도 이들 극단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1975년 초연됐다. 우주를 어항으로 축소하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을 물고기에 비유한 작품으로 여러 차례 관객을 만났다.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초연 당시 실험적인 시도로 관심을 끌었다.

 

올해 선보이는 ‘어항’은 원년 멤버와 신입 단원이 함께 현 시대에 맞게 변화를 줬다. 사진은 콘셉트 이미지. (사진=극단 굴레씨어터)

이번 공연은 초연 49년 만에 새롭게 창작된다. 현시대에서 변화한 인간과 삶의 의미를 반영해 초연작과는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재창작 과정에 극단 신입 단원부터 창단 동인 그리고 초연작 원년 멤버가 함께 참여했다. 

연출은 ‘어항’과 인연이 깊은 이영철 전 춘천예총 회장이 맡았다. 초연작 무대에 배우로 올랐던 이 전 회장은 작품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공연장은 작품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독특한 형태로 꾸민다. 무대는 어항 밖에서 관객이 들여다보는 느낌을 전하기 위해 4면에서 볼 수 있도록 객석을 마련했다. 또 무대와 객석의 벽을 없애고 조명과 음향을 최소화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이영철 연출은 “‘어항’은 창조자가 만든 거대한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그 실체를 모른다고 가정해 보는 이야기”라며 “어항 속 물고기를 들여다보듯 가까이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변하지 않는 사회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항’을 연출한 이영철 전 춘천예총 회장.  (사진=극단 굴레씨어터)

공연장 일부는 굴레씨어터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공간도 마련된다. 창단부터 현재까지 이들 극단이 무대에 올린 작품 포스터와 티켓, 리플릿 등이 전시되며 ‘어항’ 공연과 관련된 별도 코너가 꾸며졌다. 

이인자 극단 굴레씨어터 대표는 “춘천의 연극예술이 현재까지 이어져 온 이유는 어려운 시절 연극의 길을 개척한 대선배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한 만큼 시민 여러분이 더욱 빛나는 공연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shubhangiagrawal.com

(확인=한재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