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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T&G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하고 지역사회와 동행을

2024-05-15     MS투데이

 

 KT&G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자신들의 시설물 인근 국유지를 무단점유하고 무대를 설치, 수익사업에 활용해온 사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의 행태를 뺨친다. 문제가 되자 담당자의 무지로 빚어진 일이라며 송구하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평소 수익만 앞세우고 지역민과의 동행에 인색해 온 터라 춘천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KT&G는 지난 2014년 어린이회관 부지를 사들여 문화예술공연과 숙박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KT&G상상마당 춘천’을 조성, 문을 열었다. KT&G는 상상마당 인근에 북한강을 보며 공연을 할 수 있는 수변 무대를 만들었다. 자기네 부지라면 상관할 일이 아니지만, 이 땅은 KT&G가 아닌 원주지방환경청이 관리하는 국가 소유 하천부지였다. 국유지를 사용하려면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국유지에서는 수익사업은커녕 공익사업도 허가받기가 쉽지 않은데 상상마당은 무허가시설을 설치해놓고 하루 8시간 77만원의 대관료에 1시간 초과할 때마다 33만원을 추가하는 등 영업행위를 했다. 나라에는 사용료 한 푼 안 내면서 국민에게 돈을 내라고 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와 별도로 KT&G는 상상마당 이웃 잔디마당 인근 부지가 대부분 국유지라는 것을 지난 2022년 12월 알고 뒤늦게 허가를 받아 사용해온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춘천시는 이를 모르고 두달 전인 같은 해 10월 행사를 하면서 KT&G에 사용료까지 냈다니 이런 촌극이 없다. 국유지 부실관리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KT&G는 무단설치한 수변 무대에 대해 공익적 목적 활용 운운하며 책임을 비껴가려 하지만 그리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수변 무대가 언제 설치됐는지, 수익금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오래전 일’ 등의 핑계를 대며 숨기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상상마당에 설치된 야외공연장, 전시장 등의 대관료를 비싸게 받고 인기 페스티벌은 춘천시민 할인도 해주지 않는 등 지역 친화적인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수변 무대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야외공간에 전선이 노출돼 있고 폐 페인트 통이 널브러져 있어 전기안전사고는 물론 환경오염의 위험성마저 안고 있다.

 당국은 국유지 무단점유·사용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정해진 대로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상상마당이 국유지 무단점유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면 환수 등 책임을 엄히 묻고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행위에 관해서는 규정에 따라 벌금 등을 물려야 한다. 바야흐로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KT&G는 꼼수가 아닌 정도경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상생과 공유의 시대정신으로 지역사회와 이익을 나눠 춘천시민과 동행하는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