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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원 의사 키울 지역인재전형, 도(道) 차원에서 고민하라

2024-06-19     엠에스투데이
‘강원대’와 ‘가톨릭관동대’의 수능 최저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역인재전형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강원 지역 내 4개 의과대학에서 내놓은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은 정원 391명의 37.6%인 147명이다. 정부가 권고한 지역인재전형 비율 60%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호남권은 70%에 가깝고, 부산·울산·경남은 65.7%, 충청권은 63.6%, 대구·경북은 62.1%에 달한다. 제주도 50.0%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지역 의대들이 의대 증원과 걸맞게 지역인재전형을 눈에 띄게 늘린 것이다. 지역, 학교, 학부모, 학생 등 교육 관련 당사자들은 술렁일 수밖에 없다. 강원 지역도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지역인재전형 비율에 도민들 사이에선 “강원이 뻐꾸기 둥지냐”라는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높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는 갈수록 공동화되는 지방 의료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역인재전형 인원은 전국 40대 의대의 모집정원 4695명 가운데 1913명이다. 비수도권 26개 의대 총정원의 59.7%에 해당한다. 전년도보다 888명 늘었다. 우수 인재들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지역 의대에 진학하도록 문을 좀 더 연 것이다. 이유는 간명하다. 졸업한 뒤에도 정주하면서 지역의료를 되살려 달라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간곡한 부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남대 의대는 지역인재전형으로 정원의 79%, 경상국립대는 72.5%를 선발할 계획이다. 정원의 60% 이상을 모집하는 곳이 비수도권 의대 중 18곳에 이른다. 강원 지역에서는 강원대 의대만 60.4%다. 가톨릭관동대 의대는 34.8%, 연세대 미래캠퍼스 의대는 29%, 한림대 의대는 21.2%에 불과하다. 안타깝게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높여도 제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지리적 여건에 ‘지방 유학’도 마다하지 않고 성적 좋은 수험생들이 몰리는데 굳이 최저기준까지 낮출 필요가 있느냐는 계산도 깔려있을 듯싶다.

 대학만 몰아세울 순 없다. 의대 수시모집의 입학 조건인 수능 최저기준을 낮추도록 강제하는 것도 무리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의대가 자발적으로 지역인재전형의 문을 확실히 열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수도권과의 학력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교육 당국이 나서서 인재를 양성하는 매력적인 교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초중고교뿐만 아니라 의대까지 포함해서다. 우선 과제이다. 동시에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 필수의료진들이 지역에 정착해 ‘강원의 힘’이 될 수 있도록 꼼꼼한 지원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특별자치도 출범 2년을 맞아 그릴 ‘큰 그림’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최근 도교육청이 개최한 ‘의학 계열 입시 설명회’에서 관심과 열의를 충분히 보여줬다. 지역인재전형의 성패, 나아가 지역의료 활성화는 누구 한 사람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