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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수익 1곳당 월 평균 185만원, 환경 훼손 비용은 ‘측정 불가’

춘천 태양광 발전소 583곳 운영 발전소 1곳당 수익 연 2221만원 2018년 이후 신규설치 줄었지만 흉물 지적 불구, 향후 20년간 보장

2024-08-01     권소담 기자
춘천 동산면의 한 야산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소. 대규모 벌목 작업 후 숲 한가운데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에서 수익을 위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연간 13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 파괴 비용이 더욱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태양광 대신 산림을 그대로 보전하면 이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 흡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7월 29일 기준 춘천 내 전력 판매를 목적으로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소는 583곳, 발전소 용량은 68㎿이다. 지난해 춘천에서 생산된 연간 태양광 발전량은 7만7553㎿h였다. 지난해 춘천지역 가구당 연간 평균 전력 소비량(2590.68㎾h)을 기준으로, 춘천 전체 가구 5곳 중 한 가구꼴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사업자들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전력거래소가 발전업체로부터 사는 춘천의 태양광 전력을 평균 도매가격으로 환산해 보면, 129억5135만원에 달한다. 발전소 583곳에서 1곳당 연 2221만원 수준의 돈을 버는 셈이다.

하지만 산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산림을 보전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1㏊ 면적의 산지에서 이뤄지는 태양광 발전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분석한 결과, 태양광 발전은 20년간 이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를 줄여 2억4100만원의 환경적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태양광 발전을 하지 않고 산림을 그대로 보존할 경우 512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7t의 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어 3억6900만원의 경제적 가치가 발생했다. 여기에 토사 유출 방지, 산림 다양성 보전 등 공익적 효과(2억7700만원)를 더하면 6억4600만원의 가치가 있다. 산림 보전이 태양광 발전과 비교해 3배 많은 편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발전사업을 목적으로 운영 중인 춘천지역 태양광 발전소 현황. 춘천 내 태양광 시설에서만 약 130억원의 경제적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인허가 현황을 살펴보면 춘천에서 전기사업허가를 받은 경우는 744건이다. 이중 479건에 대한 태양광 사업이 시작됐다. 발전 설비 용량이 1000㎾를 넘는 대형 태양광 사업 중 개발이 시작된 경우는 8건에 달한다. 이미 13건이 허가를 얻어 앞으로 더 많은 대규모 태양광 시설이 추가로 설치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 빠르게 늘었던 태양광 시설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18년 11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때 허용하는 산지 경사도 기준을 25도에서 15도로 강화하면서다. 춘천의 경우 신규로 지어진 태양광 발전소가 2019년 100곳(8.92㎿)이었지만 2020년 77곳(5.21㎿), 2021년 56곳(5.7㎿), 2022년 67곳(5.41㎿), 2023년 70곳(4.21㎿) 등으로 점차 줄고 있다.

그러나 야산 곳곳에 만든 태양광 시설은 아무리 흉물처럼 변해도 쉽게 철거하기 힘들다.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산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최초 10년 이내, 이후 최초 허가 기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지 전용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설치된 이상, 최대 20년은 보장하는 셈이다. 대체로 태양광 패널의 수명과 비슷한 기간이다.

김영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전략연구과장은 “태양광 발전 사업 진행 시 이산화탄소 흡수, 미세먼지 저감, 산림휴양 등 환경 보존의 공익적 가치가 훼손될 염려가 크기 때문에 친환경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사업 대상지 산림을 그대로 보존하는 편이 환경적 편익이 커 산림에서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는 보다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박지영·오현경 기자 ksodamk@mstoday.shubhangiagrawal.com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