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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최초 재활용도움센터 추진⋯신북읍 주민들 “악취·미관 저해 해결하라”

쓰레기 분리배출 전용 시설 조성 추진 시범 대상지 신북읍 주민들, 찬반 양립 주변 악취·미관 저해 우려에 불만 표출 시, 주민 의견 반영해 사업 추진 방침

2024-08-14     최민준 기자

“냄새 안 나게 어떻게 할 거야? 혐오시설 맞잖아.”

춘천시의 ‘재활용도움센터’(가칭) 도입을 놓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악취와 주변 미관 저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주민이 적지 않아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13일 신북읍 산천1리 마을회관에서 재활용도움센터 조성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마을 주민 30여 명을 비롯해 시 관계자, 지역구 춘천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쓰레기 배출 지점을 한 곳으로 집중해 요일, 시간과 관계없이 수시로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이다. 시는 신북읍 산천리 290-3 일대를 시범 운영 부지로 선정하고 30억원을 투입해 120㎡ 규모의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분리배출장과 달리 실내 시설로 조성돼 일반, 재활용 음식물 쓰레기와 폐가전 등을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춘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신북읍 산천1리 마을회관에서 재활용도움센터 조성 관련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주민들은 시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찬성과 반대 측 입장이 엇갈렸다. 설치 지역이 춘천운전면허시험장과 인접해 그동안 외지인 등의 쓰레기 무단투기에 몸살을 겪은 곳인 만큼 설치 이후 변화를 기대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석구 산천1리 이장은 “마을이 수년간 쓰레기 무단투기로 인한 문제를 겪었다”며 “시가 새 분리시설의 첫 시범지역으로 우리 마을을 선정한 만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명분이 부족하다”며 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여론도 거셌다. 주민 A 씨는 “시에선 혐오 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혐오시설이 아니냐”며 “부모님 때부터 이 동네에 60년을 살고 있는데 자기 집 앞에 이런 시설이 들어오는 걸 환영할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주민 B 씨는 “현재 발생하는 쓰레기는 대부분 외지인과 주변 공사장 폐기물”이라며 “이들을 막을 방법을 제시하는 게 우선이지 새 시설을 놓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각종 악취는 물론 투기자와 관리자 사이 싸움이 발생할 우려 있어 거주지역에서 떨어진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북읍 산천1리에 조성 예정인 재활용도움센터 조감도. (그래픽=춘천시)

시 관계자는 “시유지 가운데 쓰레기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면서 시설 조성이 가장 적합한 곳을 선정한 것”이라며 “냄새 저감 장치와 환풍기 등을 이용해 악취 발생을 최소화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식 시설이 갖춰지면 무단투기 예방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관리 감독과 감시 장치를 강화해 외부인 투기 등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이번 시범 사업 결과에 따라 시 전역으로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어 주민 설득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를 먼저 도입한 제주도에서도 주민 반발이 거셌던 만큼 갈등 봉합이 선행 과제다.

재활용도움센터는 2017년 제주에서 처음 시도돼 이달 기준 제주시 86개소, 서귀포시 50개소 등 제주도 전역에 130여개소가 설치됐다. 도입 당시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잇따랐다. 주민들은 유치원 담벼락과 주택 주변, 산책로 등 생활 공간에 재활용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경관 저해와 악취, 배출 소음 등을 거론하며 반대했다.

 

13일 오후 춘천시가 재활용도움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신북읍 산천리 290-3 일대에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시는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주민들을 설득하며 시설을 건립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으나 냄새 저감장치를 설치하고 관리자가 주기적으로 시설을 청소하는 등 기존 시설보다 훨씬 쾌적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설득했다”며 “인접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의견 수렴을 추진했고 반대 여론이 계속될 경우 장소를 변경하는 방안도 추진했다”고 말했다.

춘천시는 재활용도움센터를 앞서 운영한 제주지역이 겪은 애로사항과 해결책을 참고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설명회에서 나온 의견도 사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열 시 자원순환과장은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조성 공사 전까지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가겠다”며 “시가 처음 시도하는 시설인 만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내년 안에 동 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shubhangiagrawal.com

(확인=한승미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