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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기쁨 즐기는 유관순 열사” 춘천 작가가 그린 독립영웅의 춤사위

춘천 레아박 작가, 광복 맞아 유관순 열사 화폭에 담아 3년 전 미완 상태였던 그림에 즐겁게 춤추는 모습 더해 온라인으로 작업과정 공유해 화제, 광복절 맞아 공개

2024-08-15     한승미 기자

“춤추는 유관순 열사를 보고 싶었어요.”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가를 화폭에 담은 작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아박 작가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특별한 작품과 작업 과정을 공개했다. 공개된 작품에서는 독립운동가의 모습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행복한 모습의 소녀가 등장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유관순 열사. 레아박 작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관순 열사가 춤을 추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광복절을 맞아 유관순 열사를 화폭에 담은 레아박 작가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한승미 기자)

작품은 15일 광복절 완성을 목표로 최근 작업에 돌입했다. 그가 유관순 열사를 그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의미 있는 그림을 그려줘서 고맙다”는 응원과 감사 인사가 잇따랐다. 직접 보고 싶다며 작품 완성 전에 작업실에 방문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레아박 작가는 “평소에 잘 연락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에게서 많은 연락이 오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마음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놀랐다”고 했다. 

유관순 열사는 일제강점기 아우내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로 1902년에 태어나 18세 나이로 순국했다. 1919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 군중에게 태극기를 나눠주는 등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체포됐다. 그는 1920년 3월 1일 서대문형무소 투옥 중에도 옥중 만세운동을 전개했고, 계속된 고문과 영양실조로 그해 9월 28일 순국했다. 

온 국민이 기억하고 있는 유관순 열사의 모습은 어두운 표정의 흑백 사진이다. 옥중 순국으로 빛바랜 수의(囚衣)를 입고 서대문형무소 담벼락 앞에서 촬영된 사진이 마지막 모습이 됐기 때문이다. 고된 옥살이로 얼굴 전체가 부어 있지만 결기에 찬 눈빛에서 강인한 정신이 전해진다. 

 

작품 속 유관순 열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추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작품의 시작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성한 존재를 화폭에 담고 싶었던 그는 캔버스에 사슴을 그렸다. 그런데 정작 작품의 주인공이 될 인물이 떠오르지 않아 미완으로 남아있었다. 광복절을 앞둔 최근에 들어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졌던 독립운동가를 그린다면 작품의 메시지가 잘 강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춘천 출신 윤희순 의사도 고민했지만 남아있는 사진들이 많지 않았다.  

작품 방향성을 잡은 이후 인터넷에서 독립운동가 사진을 컬러나 3D 영상 등으로 재현한 이미지들을 보게 됐는데, 유관순 열사의 모습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작품의 주인공이 유관순 열사로 정해진 이후에는 순식간에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레아박 작가는 “움직이는 유관순 열사의 영상을 보면서 상처 없이 행복하고 고운 모습의 유관순 열사를 상상했다”고 전했다.

레아박 작가는 17세 꽃다운 나이의 유관순 열사를 화폭에서 되살렸다. 머리에 꽃을 달고 해사한 미소를 지은 그의 모습에서 광복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듯한 행복함이 전해진다. 작품 속 유관순 열사는 고문으로 붓고 상처 입은 모습이 아니라, 깨끗한 맨발로 상처 없이 고운 모습이다. 

그런데 손 만큼은 조금 거친 모습을 하고 있다. 작품을 본 이들은 앳된 얼굴과 대조되는 거친 손에서 어린 소녀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드러난다고 입을 모은다. 레아박 작가는 “손끝까지 말간 모습을 그리고 싶었지만 마음 같지 않게 투박한 모습으로 그려졌다”며 “작품의 주제가 더 강조된 것 같다”고 했다.

 

레아박 작가는 유관순 열사가 가볍게 춤을 추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품을 작업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 작품은 광복절인 15일 완성됐다. 완성작은 개인 SNS를 통한 온라인 전시 형태로 공개됐다. 레아박 작가는 “웃고 있는 모습이 우리의 할머니이자 엄마 그리고 내 안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관순 열사의 삶이 무거웠던 만큼 작품 속에서라도 가볍게 춤을 추며 날아오르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shubhangiagraw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