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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존재는 ‘감각 덩어리’⋯보이지 않는 것들의 전시

개나리미술관 31일까지 3인전 ‘체인지 오버’ 김여진, 김재연, 박명미 작가 장르별 작품 전시 보이지 않는 감각과 존재의 전환적 순간 다뤄

2024-08-19     한승미 기자

보이지 않는 감각을 공유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세 명의 작가는 그림, 사진, 설치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상의 모든 감각들을 전시장에 꺼내놨다.  

김여진, 김재연, 박명미 3명 작가의 단체전 ‘체인지 오버(Changeover)’가 오는 31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체인지 오버는 체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각기 다른 체계를 가진 존재 간 교차점을 이야기한다. 

 

김여진, 김재연, 박명미 3인전 ‘체인지 오버’가 오는 31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개나리미술관)

전시는 악수할 때 상대방의 힘이 전해지는 것처럼 외부 환경이 개인에게 닿으면 곧 타인이 되는 전환적 순간을 맞이한다고 설명한다. 눈에 보이는 사물뿐 아니라 빛과 바람과 같은 외부의 모든 환경이 자극이 된다는 의미다. 

참여 작가들은 외부 세계를 빛과 색채, 내면적 풍경과 같은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이들은 자신과 그 바깥의 것이 공존하는 순간들을 사진, 그림, 설치 등 각각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박명미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한 대상들을 자신의 기억과 감각으로 그려낸다. 외부 대상과 자신을 연결하는 시도를 통해 대상이 존재했던 순간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존재는 사라졌지만 본질적인 순간은 작품 속에 남아있다.

일상의 감각을 인공적으로 가공한 독특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김여진 작가는 감각의 상호 작동으로 특정한 정서를 환기하는 기법을 선보인다. 일상의 감각을 인공적으로 가공한 것으로 작가는 이를 ‘유사 일상’이라 이름 붙였다. 공원에서의 소리나 아늑한 실내 온도와 같은 것으로 우리가 공유하는 일상 속 근원적 감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감각의 공존과 전환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개나리미술관)

김재연 작가는 객관적 모습을 비추는 사진을 통해 자신과 외부 세계 사이의 거리감을 유지한다. 자신이 마주한 의문이나 정서적 반응을 사진으로 현상하는 과정을 통해 외부와 내면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간다.

최소현 기획자는 “전시에서 느껴지는 감각의 공유는 나와 타인, 그리고 작품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한다”며 “특정 대상에서 발생한 힘이 작가에게 투영되고 또다시 관객에게 전해지는 흐름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shubhangiagraw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