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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열 오름은 만병의 원인

김도경의 동의보감

2024-09-03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여성은 몸의 변화가 7의 배수로 일어납니다. 7×2=14로 14세에 생리를 시작하며 7×7=49로 49세에 폐경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로 넘어가듯, 폐경은 여성들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수월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갱년기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갱년기 증후군의 증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에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얼굴에 열 오름과 식은땀이 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정신적으로 우울이나 짜증, 수면장애, 불안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갱년기 증상 중에 특히 열 오름 증상을 빨리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얼굴에 열 오름이 지속되면 인체의 조화가 깨져 전신에 다양한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49세 여성분이 발바닥이 아프다고 진료를 받으러 오셨습니다. 발바닥이 아파서 아침에 일어나면 걷기가 힘든데 이런 경우 대개 한방보다는 양방에 먼저 가셔서 사진을 찍거나 검사를 받고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의원에는 침을 좀 맞으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을까 해서 방문을 하십니다. 이 여성분의 경우 나이가 49세라는 것이 중요하므로 혹시 갱년기와 연관된 증상이 있는지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이 열이 오르고 식은땀이 나며 그러고 나면 한기가 든다고 하면서 그것이 발바닥 아픈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어보십니다.

한의학에서 볼 때 당연히 관계가 있습니다. 얼굴로 열이 자주 오르고 식은땀을 자주 흘리면 상대적으로 하체의 기운이 떨어지고 관절에 진액이 부족해지므로 다리의 통증뿐만 아니고 장딴지에 쥐가 잘 나거나 골반 엉치뼈 통증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신문이나 건강 프로그램에 많이 소개되는 하지 불안 증후군도 갱년기 열 오름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름에도 양말을 신어야 할 정도로 다리가 시린 경우, 야간에 다리가 저려서 불편한 경우 등도 연관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열 오름 증상으로 인해 전신에 다양한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 환자분께 눈이 불편하지 않는지 물어보니 안구건조증으로 안과 진료도 받고 계셨습니다. 이것 역시 열이 오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눈의 진액이 부족해지므로 당연히 눈도 건조해지는 것입니다. 그 외 역류성 식도염, 어깨 통증, 수면장애 등의 증상도 갖고 있었는데 물론 식도염 약이나 진통제, 안정제 등을 드시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간혹 갱년기 증상으로 한약이나 인삼을 드시면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거나 자궁이나 간에 이상이 생긴다는 잘못된 속설을 알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약은 생약이고 비료로 말하면 천연비료이므로 화학비료와 달리 인체에 해롭지 않습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도 인삼이 들어가는 인삼양영탕이라는 처방을 해드렸는데 부작용 없이 증상 완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삼양영탕은 모든 여성의 갱년기 증상에 도움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며 목체형 체질의 여성에게 좋습니다. 체질은 흔히 아시는 소양인, 소음인, 태양인, 태음인 등 사상체질만 있는 것이 아니며 수백 가지의 체질이 있습니다. 목체형 체질은 간과 연관된 체질로 나무처럼 팔다리가 길고 얼굴이 갸름하고 길게 생기신 분들이 해당합니다. 주로 육상이나 축구, 펜싱 선수를 연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삼양영탕 외에도 체질에 따라 가미보중익기탕이나 당귀보혈탕 등 갱년기 증상에 도움이 되는 처방은 다양하며 갱년기 열 오름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여러 가지 불편함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올바른 치료를 받으시고 건강한 갱년기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