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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원 조례 발의 전국 ‘꼴찌’⋯해외출장은 올해도 ‘꼬박’

1.9건으로 평균 절반 못미쳐 의원 수 늘었지만, 조례 줄어 의원 22명 1억원 들여 출장길 시민단체 “정신 차리고 각성해야”

2024-08-30     진광찬 기자

강원특별자치도의원 1인당 조례 발의 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일부 도의원들이 선진지 견학을 빌미로 해외 출장길에 올라 도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행정안전부 내고장알리미에 따르면 11대 강원도의회 소속 의원이 2022년 7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1년간 발의한 조례는 모두 92건(부결 4건)으로 1인당 평균 1.9건을 기록했다. 이는 광역 시·도 의회에서 가장 적고, 전국 평균(4.1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강원도의원은 2022년(10대) 47명에서 지난해(11대) 49명으로 늘었지만, 의원 발의 건수는 101건에서 92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같은 기간 최다 조례 발의 의원 기록도 22건에서 7건 수준에 그쳤다.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내고장알리미를 통해 회의일수·의정비·연구 실적 등 의정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지방의회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의정활동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강원도의회는 지난해부터 저조한 실적, 불미스러운 일로 자주 입방아에 올랐다.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는데,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 직원, 사무처 직원 등이 의회로부터 부당한 업무 처리 요구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의회 1인당 조례 발의 건수가 전국 광역 의회 가운데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도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줄줄이 해외출장을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체 도의원 49명 중 22명이 해외출장을 다녀왔거나 떠날 예정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1억원이 넘는다. 

먼저 농림수산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이미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영국에 다녀왔다. 강원도 농림·수산·어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영국 민간단체의 농산물 직거래매장을 찾고 세계 무역의 중심지였던 리버풀 항만도 둘러봤다. 출장 경비는 1인당 490여만원으로 총 3431만8480원을 썼다.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8명도 내달 20일부터 27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스페인에 간다. 스페인의 지방자치 제도를 연구하고 다양한 우수 정책 사례를 발굴해 강원도정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게 출장의 목적이다. 출장 경비는 총 3503만6160만원이다. 경제산업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같은달 21일부터 29일까지 7박 8일 동안 튀르키예로 떠난다. 이들은 튀르키예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과 사례를 연구하고 도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방안 모색을 출장 이유로 적었다. 1인당 경비는 432만4760원으로 총예산은 3073만210원이 들어간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본연의 업무는 소홀한 채 뚜렷한 현안도 없이 외유성 출장을 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조례 발의 건수도 전국 꼴찌고, 청렴도도 전국 꼴찌인 의원들이 자신들의 사익을 취하고 있다”며 “분명치도 않은 연수로 도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의식도 없는데, 정신 차리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shubhangiagrawal.com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