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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여행기] 지구 반대편에 울리는 강남 스타일

2024-09-13     강이석 춘천여고 교사
강이석 춘천여고 교사

 얼마 전부터 ‘ㅇㅇ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했습니다. 여러 도시를 하루 이틀 짧게 여행하는 것보다 한 도시를 진득하게 살아보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도시는 바로 포르투에서 한 달 살기입니다. 도대체 포르투라는 도시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리스본에서 포르투까지 급행열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포르투의 중앙역이라고 할 수 있는 상 벤투(São Bento) 역은 역사 내부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자 미술관입니다. 커다란 하얀 역사 벽면에 파랗게 그려 넣은 청쾌한 아줄레주 벽화가 인상적입니다. 그렇게 저는 포르투에 도착하자마자 눈길을 빼앗겼습니다.

 항구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포르투(Porto)는 포르투갈 제2 도시자, 포르투갈 국가명의 어원이 된 도시입니다. 또 포르투는 로마 시대부터 도시로 발달했을 정도로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고, 그 덕분에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포르투의 아기자기하면서도 동화같이 아름다운 광경에 넋이 나갔습니다. 역에서 숙소까지 이어지는 길 자체가 모두 아름다운 예술 작품과도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포르투를 좋아하는지 알 것만 같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만난 건물들 외벽에는 저마다 푸른빛을 내는 화려한 아줄레주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 푸른빛이 항구도시인 포르투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르투 상 벤투(São Bento) 역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자 미술관이다. 커다란 하얀 역사 벽면에 파랗게 그려 넣은 청쾌한 아줄레주 벽화가 인상적이다. 사진=강이석

 포르투는 포트 와인이 유명합니다. 포트 와인은 포르투의 이름을 딴 와인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저트 와인입니다. 포트와인은 포도주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당분이 남아있는 발효 중간단계에 독주인 브랜디를 첨가한 와인입니다. 일반적인 와인의 알코올 함량이 9% 내외인 것에 비해 포트와인은 알코올 함량이 20% 정도이고 당도 또한 높아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포르투는 도시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아서 웬만한 곳은 거의 다 걸어갈 수 있습니다. 렐루 서점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중 하나로 이곳에서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이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도서관 장면은 이곳 렐루 서점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입구에는 전 세계의 해리포터 팬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저는 서점과 사람들이 바라다보이는 그늘진 계단에 앉아서 책을 봤습니다.

 렐루 서점의 반대편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루이스 다리가 나옵니다. 포르투의 중심을 지나는 도루 강을 연결하는 루이스 다리는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 테오필레 세리그가 건축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리에서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분위기가 엿보입니다. 대서양의 따사로운 서풍을 맞으며 루이스 다리를 건너 이름 모를 벤치에 비스듬히 누워서 노을을 바라봤다.

 포르투의 숙소는 침대에 누우면 포르투 대성당이 창문으로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있습니다. 숙소는 전망이 좋다는 점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호스텔 매니저는 특히 한국인에 대해 대단히 호의적입니다. 저자는 예전부터 여행에서 항상 해오던 '소주잔 돌리기'를 호스텔 매니저와 여행객들에게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매니저는 조명을 마치 클럽처럼 바꾸고, 모두가 떼창을 부르고 같은 춤을 출 수 있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틀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호스텔에서 신나는 파티를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