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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 맛보는 추석" 우리 동네 쌀 품종‧브랜드는

명절 앞두고 이른 추수 시작한 춘천 지역에 따라 주력 품종, 브랜드 달라 투명하고 모양 예쁜 ‘삼광’, 춘천 대표 도내 14개 시군 22개 쌀 브랜드 운영

2024-09-16     권소담 기자

아직 여름 기운 가득한 금병산 자락. 춘천 신동면 증리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오전, 30년 경력의 김희선(65) 한국쌀전업농 춘천시연합회 신동면지회장이 콤바인 운전석에 올라탔다.

이날 그가 벼 베기에 나선 곳은 추석 전 출하를 위해 수확 시기가 이른 ‘오대벼’를 심어둔, 이웃 농사꾼의 1800평 규모 논이다. 지난해 4t의 쌀이 나왔지만, 올해는 생산량 6t을 기록할 정도로 풍년이 들었다.

 

추석을 앞두고 춘천 신동면 증리 농가가 조생종 벼 수확에 나섰다. (사진=박지영 기자)

한국인에게 ‘햅쌀’은 풍성한 가을, 넉넉한 한가위의 상징이다. 밥맛은 쌀이 난 지역, 토질, 기후, 품종, 재배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낟알 하나에서 땅의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강원도내에서도 시‧군에 따라 주로 재배하는 벼의 품종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다.

춘천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품종은 ‘삼광’이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춘천지역 벼 재배면적 1068㏊ 중 600㏊(56.2%)는 비교적 늦게 수확이 이뤄지는 중만생종 ‘삼광’이었다. 320㏊(30.0%)는 이보다는 수확이 조금 이른 ‘삼광1호’였다. 맑고 투명하며 도정 시 쌀알의 모양이 아름다운 품종이다.

맛이 우수한 청품(66㏊), 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고향찰벼(31.6㏊)도 춘천에서 난다. 고향찰벼는 구수한 누룽지 향이 특징으로, 밥을 지었을 때 찰기가 있다. 수확 시기가 이른 오대(16.4㏊), 운광(10㏊), 오륜(3.2㏊) 등의 생산도 일부 이뤄지고 있다.

 

‘밥맛’은 쌀이 난 지역, 토질, 기후, 품종, 재배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박지영 기자)

오대는 강원지역 전체 벼 재배면적(2만7528㏊) 중 1만3904㏊(50.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강원지역에서 벼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 철원(8990㏊)은 전국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가장 높은 오대벼를 주로 심는다. 원주(3029㏊)는 삼광과 추청, 동진찰벼가 주력 품종이다. 고성(2764㏊)에선 오대, 삼광1호, 백운찰벼 등이 많이 난다.

소비자가 시중에서 구매하는 쌀은 대부분 여러 품종을 섞은 ‘혼합미’다. 하지만 고품질의 쌀을 제대로 맛보려면 단일 품종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최고품질 품종’ 중 강원지역에서 소비자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단일 품종 제품으로는 운광‧삼광‧해들‧알찬미 등이 있다. 해담‧진광‧청품‧대보‧하이아미‧예찬 등도 최고 품종이지만, 재배면적이 적어 단일 상품이나 브랜드로 판매하지 않아 시중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춘천에서는 쌀알이 맑고 투명한 삼광 품종의 벼를 주로 생산한다. (사진=박지영 기자)

최근엔 지역성을 강조한 쌀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기도 한다. 강원특별자치도로부터 ‘강원 쌀’ 인증을 받아 대규모 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해 유통하는 8개 시군의 11개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강원지역에선 벼를 수매해 건조‧저장‧가공‧포장 처리하는 RPC(Rice Processing Complex) 11곳이 운영 중이다. 여기서 △참좋은오대·오대품은맛드림·참좋은우리쌀(강릉) △고성속초오대미(고성) △자연중심양구오대쌀(양구) △토토미(원주) △철원오대쌀(철원) △홍천강수라쌀(홍천) △어사진미(횡성) △하늘내린오대쌀(인제) 등을 선보이고 있다.

춘천은 춘천시 공통 농산물 브랜드인 ‘소양강 쌀’을 생산한다. 이처럼 지자체가 인증한 자체 브랜드를 포함해, 강원지역 14개 시군에서 22개의 쌀 브랜드를 운영한다.

김희선 지회장은 “춘천에서 생산한 최고 품질 쌀로 지은 밥은 참기름을 바른 송편처럼 윤기가 흐른다”며 “추석에 햅쌀의 참맛을 느끼려면 백미 그대로 압력솥에 밥을 지어 젓갈을 올려 먹어보라”고 추천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shubhangiagrawal.com

(확인=윤수용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