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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느리고 복잡해"…춘천사랑전자상품권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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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제 느리고 복잡해"…춘천사랑전자상품권 실효성 논란

    • 입력 2020.04.13 06:55
    • 수정 2021.10.27 16:14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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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인 춘천시내 한 제과점.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인 춘천시내 한 제과점.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가 춘천사랑상품권을 모바일 결제 방식으로 출시됐지만 소상공인과 시민들 대부분은 불편함과 비활성화를 원인으로 들며 반기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 10일 사용자가 판매자의 QR 코드를 촬영한 후 금액을 입력하거나 상품권 바코드를 점원에게 보이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의 춘천사랑전자상품권 120억원을 발행했다. 춘천지역 가맹점은 이날 기준 2500곳이다.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농협 올원뱅크, 체크페이, 비플제로페이 등 지역상품권 전용앱 또는 간편 결제사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다음 춘천사랑상품권 전자상품권을 선택해 충전하고 이용하면 된다.

     

    춘천시내 한 음식점에 붙은 춘천사랑상품권 스티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내 한 음식점에 붙은 춘천사랑상품권 스티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는 이를 통해 환전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사용자나 사업자들 모두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앱을 다운받아야 사용이 가능하며 결제 시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후평동에 사는 정모씨는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설치된 페이앱도 지금껏 한번도 안 썼는데 일일히 금액을 충천하고 앱을 켜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며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플제로페이' 앱에서 충천 후 사용 가능한 춘천사랑전자상품권. 사진/비플제로페이 캡처
    '비플제로페이' 앱에서 충천 후 사용 가능한 춘천사랑전자상품권. 사진/비플제로페이 캡처

    실제로 충천을 하고 결제하려고 하면 아무리 빨라도 최소 3~4분이 소요됐다. 카드나 현금 결제 시 평균 30초도 안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여기에 바코드 인식 불량 등이 발생하면 결제 과정은 더욱 번거로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의 사용하는 이들이 없어 점원들 역시 사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MS투데이가 편의점, 음식점 등 제로페이가 가맹점 7곳을 방문한 결과 제로페이 결제 방법을 바로 알고 있는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명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 점주 김모씨는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5달 전쯤 한 번 결제한 기억이 있다"면서 "LG페이나 삼성페이 등으로 결제하는 분들은 조금 있어도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효자동에서 한식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상품권은 하루에 한 2~3만원 정도 받는 것 같다"면서 "가게 입장에서도 은행에 가서 다시 환전을 해야 하니 현금이 좋다"고 말했다. 또 "1만원권의 경우 80% 이상을 사용해야 거스름돈을 주는데 8000원 이하로 드시는 분들이 많아 난감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비플제로페이' 앱을 통한 춘천사랑상품권 결제 화면. 사진/비플제로페이 캡처
    '비플제로페이' 앱을 통한 춘천사랑상품권 결제 화면. 사진/비플제로페이 캡처

    무엇보다 춘천사랑상품권 가맹점임에도 전자결제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는 곳도 적지 않았다.

    후평동에서 중식점을 하는 김모씨는 "춘천사랑상품권은 받지만 우리는 제로페이 같은 게 뭔지도 모른다"라면서 "춘천사랑상품권을 휴대폰으로 결제를 해달라는 손님들이 있다면 어찌해야 할지 모를 것 같다"고 난감해했다.

    실제 사용률도 의문이다. 지난 3월부터 같은 방식으로 시행된 강원상품권의 경우 발행한 지 40일이 지난 지금까지 총 4000만원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전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임에도 하루에 단 100만원씩만 판매된 셈이다. 여기에 춘천의 인구를 고려하면 춘천사랑상품권의 판매량은 강원상품권의 약 20% 정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춘천시 관계자는 "현재 춘천사랑전자상품권 구매 시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면서 "바코드 인식 기기가 없는 업소들의 경우 제로페이 가맹점 신청 시 제로페이 측에서 배포한 QR코드로 결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전의 번거로움 없이 할인된 가격으로 많은 시민들이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홍보를 활발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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