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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신폰 팔고 AS는 뒷전⋯삼성전자가 이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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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최신폰 팔고 AS는 뒷전⋯삼성전자가 이래도 되나

    • 입력 2024.08.28 00:01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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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AS를 담당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AS를 담당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갓 구매한 고가 스마트폰에 하자가 생겨, 수리를 맡겼는데 AS가 잘 안 되면 소비자는 화가 난다. ‘갤럭시 Z 폴드 6’를 229만원에 구입한 고객이 스마트폰 바탕화면 아이콘이 자꾸 바뀌어 삼성전자 춘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2시간을 기다렸는데 ‘원인을 모르겠으니 삼성 멤버스 앱을 통해 본사에 접수하라’는 말이 돌아왔다.

     본사 접수가 일주일 걸린다는 것을 알고 이틀 뒤 다시 찾았으나 역시 원인은 알 수 없고 기기를 초기화해야 한다는 답만 들었다. 기기를 초기화하면 휴대전화에 담긴 각종 정보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그 사이 은행 대출 기한 연장 안내 문자를 확인 못 해 대출이 회수되는 큰 불편까지 겪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제품에서 발생한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돈 받고 불량품을 만들다니, 고객이 두렵지 않나”는 이건희 회장의 엄명에 따라 애니콜과 무선전화기, 팩시밀리 등 당시 시가로 500억원에 이르는 삼성제품 15만대를 폐기 처분한 바 있다. 아마 이 전 회장이 이 사실을 알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정신 차리라’고 호통을 칠 것이다.

     신제품에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AS가 원활치 않으면 문제는 심각하다. 수리가 안 되는 고가 제품은 소비자가 외면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독점의 폐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다 보니 AS나 제품 교환 기준이 갈수록 빡빡해졌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서비스센터가 AS를 담당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낮아졌다는 말도 나돈다. 특히 수리기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하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분이 안정되면 업무효율이 높아져야 하는데 뒷걸음질 치고 있으니 무슨 곡절인지 모르겠다. 원인을 잘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비스센터 수리기사들이 신제품의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신제품 순환주기가 2년, 1년 등 갈수록 짧아져 이제 6개월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가 됐다. 휴대전화만 해도 새로운 기능을 탑재해 2년마다 한 번씩 바뀌고 있다. 이러니 춘천 서비스센터에서 원인을 모르겠으니 본사로 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수시로 재교육을 시행, 서비스센터 수리기사들의 기술을 향상해 신제품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여야 한다. 지금처럼 본사 접수에만 1주일 걸린다면 누가 삼성폰을 믿고 사겠는가. 접수와 수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서비스센터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이고 신뢰의 상징이다. 양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고객의 목소리가 제품개발자에 피드백되도록 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6년 엔진에 결함이 있다는 직원의 내부고발을 무시했다가 4년 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으로부터 거액의 과징금과 위약금을 물고 자동차를 리콜하기까지 했다. 삼성전자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는 자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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