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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강당 대신 교실", 우한 폐렴이 바꾼 도내 졸업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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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강당 대신 교실", 우한 폐렴이 바꾼 도내 졸업식 풍경

    • 입력 2020.01.31 00:00
    • 수정 2020.02.01 08:29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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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졸업식이 열린 춘천 봉의고 3학년 8반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졸업생과 동생,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사진=윤왕근
    30일 졸업식이 열린 춘천 봉의고 3학년 8반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졸업생과 동생,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사진=윤왕근

    "얘들아, 어제 공지한대로 오늘 졸업식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우려 때문에 교실에서 진행할꺼야."

    30일 졸업식이 열린 춘천 봉의고 3학년 8반 교실. 이날 졸업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우려 때문에 강당이나 체육관이 아닌 교실에서 학급별로 축소 진행됐다.

    장경근 담임교사는 졸업장을 나눠주기 전 아이들에게 마스크부터 나눠줬다. 또 교탁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어 아이들이 언제든 소독할 수 있도록 했다. 자녀의 졸업식을 보러온 학부모들 역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실 밖 창문 너머로 행사를 지켜봤다. 덕분에 교실 밖 복도는 학부모와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이날 졸업식을 맞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움보다는 마치 평소 수업 직전 모습처럼 왁자지껄 떠들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담임교사가 1년 동안 함께한 29명 아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마지막 출석을 부르자 아이들은 그제서야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을 실감해하는 모습이었다.

    30일 졸업식이 열린 춘천 봉의고 3학년 8반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한 학생이 친구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왕근
    30일 졸업식이 열린 춘천 봉의고 3학년 8반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한 학생이 친구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왕근

    졸업식은 국민의례와 교장선생님 송사 등 식순이 모두 교내방송을 통해 진행됐다.

    낯선 풍경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교장선생님은 강당의 단상이 아닌 각반 교실을 돌며 아이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앞날을 격려했다. 지난 3년의 추억을 담은 영상도 교실 빔프로젝트를 통해 시청했다.

    이날 졸업한 장서영(19) 학생은 "다른반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졸업식을 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반에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하는 졸업식도 색다르고 좋았다"고 말했다.

    봉의고 뿐 아니라 이날 졸업식을 진행한 학교 대부분이 교실에서 진행하거나 시간을 단축하는 등 '작은 졸업식'을 진행했다. 같은 시간 열린 춘천고 졸업식 역시 체육관에서 진행됐지만 시간이 30여분 단축됐다.

    이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 분위기로 도교육청은 졸업식을 교실 등으로 분산해 열거나 축소하는 방침을 각 학교에 전달한 상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지역사회에 감염자가 없지만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감염병 예방과 확산방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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