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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1인 1매 구매' 첫날...'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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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1인 1매 구매' 첫날...'불만 폭발'

    • 입력 2020.03.09 11:56
    • 수정 2020.03.10 07:19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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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민들이 9일 오전 춘천신북 우체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시민들이 9일 오전 춘천신북 우체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정말 춥지만 어쩔 수 없지요. 나 같은 노인들은 소식 듣기가 어려우니 그저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었어요.”

    9일 오전 8시 10분쯤 강동농협 장학지점 앞에 줄을 선 한 이모(79)씨는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리가 아프지만 아까 약국도 들렀다 왔다. 출생연도에 따라 판매하는 것으로 변경됐는지도 몰랐다. 허탕쳤다”라며 아쉬워했다. 

    또 “지난주에는 하나로마트에서 2매를 팔기도 하고 3매를 팔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 1매밖에 안 판다니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춘천시민이 9일 오전 강동농협 장학지점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한 번호표를 발급받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한 춘천시민이 9일 오전 강동농협 장학지점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한 번호표를 발급받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MS투데이 취재 결과, 이날 오전 농협 하나로마트와 우체국 앞에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대기하는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스크 판매시간이 대부분 오후 2시부터임에도 불구하고 번호표를 받기 위해 이르게는 오전 6시부터 대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마스크 대란을 실감케 했다.

    특히 정부가 오늘부터 약국·우체국·농협 등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를 1주일에 1인당 1~2매만 구입 가능하고 생년월일 별로 구매 가능한 요일도 달라 곳곳에서 물량 부족에 대한 불만과 정보 부족으로 인한 혼선이 이어졌다. 

    춘천 신북농협 하나로마트 본점 출입문 앞에 줄을 선 김모(67)씨는 “가족이 여러 명인데 살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면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데 1개밖에 살 수 없어 막막하다”고 밝혔다.

    춘천지역 읍·면 우체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춘천신북 우체국 출입문 바로 앞 휠체어를 탄 박모(78)씨는 “오늘은 아침 6시부터 줄을 섰다”면서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정보도 없고 불안해서 아침 일찍 나오는 게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보건용 마스크 미판매 안내문이 붙여져 있는 춘천우체국. 사진/방정훈 기자
    보건용 마스크 미판매 안내문이 붙여져 있는 춘천우체국. 사진/방정훈 기자

    뒷줄에 있던 김모(62)씨는 “한 사람당 1매라는 것도 지금 알았다.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 넘게 쓰다가 우체국에서 판다길래 나와 봤는데 어르신들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춘천지역의 경우 읍·면 우체국에 한해 마스크를 판매하지만, 도심 지역 우체국에서는 판매를 하지 않아 헛걸음하는 이들도 종종 있었다. 기자가 오전 9시쯤 춘천우체국을 방문했을 때도 2명의 시민들이 출입문 앞에 적힌 미판매 안내문을 보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정모(45)씨는 “출근하기 전 마스크를 사려고 차를 돌려서 왔는데, 안 판다고 하니 허탈하다. 직장인이라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마스크 1장 구하기도 너무 힘든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춘천시민들이 9일 오전 신북농협 하나로마트 본점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신북 우체국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 계신 모습에 마음이 좋지 않다. 마스크 배포 물량은 적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게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터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함에 따라 월요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가 1·6년인 사람, 화요일에는 2·7년인 사람, 수요일에는 3·8년인 사람, 목요일에는 4·9년인 사람, 금요일에는 5·0년인 사람이 마스크를 살 수 있다. 평일에 구매하지 못한 경우 출생연도에 상관없이 주말에 구입 가능하다. 

    구입 시엔 본인이 직접 방문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공인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대리 구매는 허용되지 않는다. 장애인은 대리인이 장애인등록증을 지참할 경우 구매가 허용된다.

    [MS투데이 방정훈·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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