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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해 농사 벌써 망쳤어요"...코로나에 농촌 인력난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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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올해 농사 벌써 망쳤어요"...코로나에 농촌 인력난 최악

    • 입력 2020.04.09 06:54
    • 수정 2020.04.10 06:55
    • 기자명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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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춘천시 신북읍에서 약 1만3000㎡ 정도되는 토마토 농장을 운영중인 박모씨의 농장에서 네팔 외국인 근로자가 홀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8일 춘천시 신북읍에서 약 1만3000㎡ 정도되는 토마토 농장을 운영중인 박모씨의 농장에서 네팔 외국인 근로자가 홀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춘천지역 농가들이 사상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올해 필리핀 바탕가스 주에서 외국인 근로자 208명 중 126명이 상반기에 입국, 춘천지역 농촌에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농산물 수확을 앞두고 인력을 구하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으며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8일 오후 방문한 춘천시 신북읍 토마토 농장주 박모씨도 50년을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해왔는데, 다가오는 수확 시기를 생각하면 벌써 하늘이 노래요. 어렵게 시작한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도 안 옵니다.”

    박씨는 약 1만3000㎡ 정도되는 면적에 하우스 23개동을 설치해 토마토를 생산하는 대농이다. 박씨는 그동안 고용노동부에서 고용한 외국인노동자 1명, 춘천시에서 고용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 2명 등 3명을 지원받아 그럭저럭 인력난을 해소하며 토마토 농사를 지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본국으로 돌아간 필리핀 국적 계절근로자 2명이 코로나19로 입국하지 못해 네팔 국적 근로자 1명만 채용, 농사를 짓고 있고 이로인해 농작물 관리와 재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구나 수확이 시작되는 이달말부터는 인력이 본격적으로 투입돼야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확보는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발만 동동구르고 있다.

    박씨는 “그나마 3년 계약기간을 마치고 이달 19일 계약 만료였던 고용노동부 외국인 근로자 1명과 계약을 20개월 연장해 한숨을 돌렸지만 일손이 2명이나 줄어든 만큼 토마토 수확량 감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어떻게 농사를 지을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8일 춘천시 신북읍 소재 김모씨의 농장에서 네팔 외국인 근로자가 부족한 인원으로 인해 밀린 작업을 서둘러 하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8일 춘천시 신북읍 소재 김모씨의 농장에서 네팔 외국인 근로자가 부족한 인원으로 인해 밀린 작업을 서둘러 하고 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인근에서 1만4800㎡에 하우스 30동을 설치해 멜론과 토마토를 재배하는 김모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5명과 함께 농사를 지어왔지만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 2명을 지원받지 못하면서 3명만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이 때문에 재배중인 작물을 40% 가까이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씨는 궁여지책으로 고용노동부 춘천센터에 외국인 근로자 2명을 추가로 신청하고 춘천시농업기술센터에도 춘천에 거주중인 방문 동거 체류자격 외국인 2명을 신청해놓았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가들이 많아 원하는 만큼 근로자를 배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이달 말까지 외국인 근로자가 충원되지 않으면 전체 하우스의 40%에 해당하는 약 12개 정도의 하우스를 폐쇄해야 하고 그만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루 빨리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 농가에 배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춘천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제한으로 춘천지역 농가의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농업분야 내국인 인력 200명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법무부 협의에 따라 지역내 방문 거주 체류자격 외국인이 한시적으로 농업분야 계절근로자로 취업할 수 있게 되자 이달 3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MS투데이 김지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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