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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교육장 아내 70억 투자 사기, 그들은 왜 속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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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교육장 아내 70억 투자 사기, 그들은 왜 속았나

    • 입력 2020.04.07 06:53
    • 수정 2020.04.08 06:55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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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MS투데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셔터스톡)
    그래픽/ MS투데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셔터스톡)

    "현직 교육장인 남편, 명문대에 재학 중인 아들, 행시합격한 딸, 어렸을 때부터 알던 친한 언니. 어떻게 안 믿을 수 있겠어요?"

    최근 강원도내 일선 교육장인 A씨의 아내 B씨로부터 70억원대 투자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들이 안심할 수 밖에 없었던 스펙들이다. 6일 MS투데이가 취재한 피해자들은 "이러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 설마 사기를 치겠냐"고 생각하고 돈을 융통했다고 망연자실했다.

    2017년쯤 지인의 소개로 B씨를 만났다는 피해자 C씨는 "B씨가 5000만원을 투자하면 고액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유혹을 해와 돈을 건넸다"며 "처음에는 이자가 너무 잘 나왔다"고 말했다.

    C씨는 "원금을 회수하려고 하면 ‘단타가 나왔다’, ‘짧은 기간 안에 2%가 나왔다’, ‘두 번 더 있을 예정이다’라며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하고 계속해서 돈을 묶어놨다"며 "높은 이자가 정확하게 들어왔고 설마 현직 교육장의 아내가 사기를 치겠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C씨는 가게 이전 비용을 포함해 무려 8500만원의 피해를 봤다.

    B씨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융통받은 핑계는 '공모주 청약'이었다. 피해자 D씨는 "수십년 전부터 친근하게 지내온 사이로 차용증을 받아놓은 것도 없을 정도로 신뢰하는 사이였다"고 고백했다. D씨는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해, 전체 피해액은 약 수억원 정도가 된다"며 "처음에서 주식으로 하는지 전혀 몰랐고 아주 안전한 공모주 청약을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피해 사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특히 B씨가 피해자들에게 강조했던 것은 이들 가족의 '화려한 스펙'이었다. '공무원 남편과 자녀를 둔 여자의 희대의 사기행각'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청원인 E씨는 "B씨는 이전 증권회사에 다녔다며 공모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온다며 예를들어 1000만원당 1주일에 30만원 이렇게 정확한 수익률의 공모주가 떴다며 투자를 종용하고 다녔다"며 "B씨는 남편이 당시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하고 있다고 했으며 딸이 지난해 행정고시 5급에 붙었다며 SNS 프로필사진에 올려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원도내 한 교육장 부인에게 70억원대의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강원도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교육청 전경
    강원도내 한 교육장 부인에게 70억원대의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강원도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교육청 전경

    E씨는 "아들이 명문대 나와서 명문대 대학원 다니고 그도 모자라 외국에 좋은 대학에 보낼거라고 누누이 얘기했다"며 "이런 방식으로 넘긴 노후가 담긴 10억원은 고스란히 빚이돼 버렸다"고 호소했다.

    한편 최근 강원도 한 고위 교육공무원의 아내가 친인척과 지인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미끼로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주식으로 몽땅 날리는 일이 발생해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자들은 해당 교육장 A씨와 그의 아내 B씨를 경찰에 고소하는 한편 A 교육장이 강원도교육청에 사직서를 제출하자 지난 3일 사직서를 반려해달라는 진정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MS투데이 윤왕근·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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