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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폰인데 고장 빈번, AS 방치⋯이래도 삼성폰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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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폰인데 고장 빈번, AS 방치⋯이래도 삼성폰 써야 하나

    삼성 스마트폰, 출시 직후 기능 오류
    서비스센터 수리 대기자 몰려 북새통
    자회사 운영 체제 변경 후 서비스 악화
    독과점 안주해 소비자 외면, 신뢰 저하

    • 입력 2024.08.21 00:06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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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6’를 229만원에 구매한 춘천시민 이모(58)씨. 그는 구매한 지 3주 만인 지난 14일 스마트폰 바탕화면 아이콘이 제멋대로 변경되는 기능 오류를 발견하고 춘천 온의동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2시간 가까이 기다려 고장을 접수했지만, 담당 기사는 “원인을 모르겠다”며 수리를 거절했다. 다른 기술자도 “삼성 멤버스 앱을 통해 본사에 직접 오류를 접수하라”고 안내할 뿐이었다. 

    이씨는 본사 오류 접수가 일주일 넘게 걸린다는 것을 알고 이틀 뒤인 16일 다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50명이 넘는 대기 인원들 틈에서 다시 2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서비스센터에서 돌아온 대답은 “원인은 알 수 없고 기기를 초기화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고장난 스마트폰을 들고 이틀을 꼬박 헤맨 이씨는 스마트폰 시스템 오류로 자신의 주 거래은행에서 온 대출 기한 연장 안내 문자가 제멋대로 ‘스팸’ 처리돼 확인하지 못하는 바람에 대출이 회수되는 피해까지 겪었다. 그는 "200만원이 넘는 제품을 팔아 놓고 ‘우린 모르겠으니 알아서 하라’는 태도 때문에 가장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달 16일 춘천 온의동 터미널사거리 인근 삼성전자서비스 춘천센터. 고장 수리 수요가 몰리며 내부 대기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적체가 심각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이달 16일 춘천 온의동 터미널사거리 인근 삼성전자서비스 춘천센터. 고장 수리 수요가 몰리며 내부 대기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적체가 심각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Z폴드 6 출시 후 제품 결함·오류에 대해 나몰라 식으로 나서면서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신제품 불량률이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진짜 문제는 기기 오류에 대해 서비스센터가 대처하는 방식에 있다. 최근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이들은 제대로 된 안내 없이 무작정 기다리게만 한다든지, 고장 원인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하고 무조건 초기화한다든지 하는 불편한 서비스에 혀를 내두른다. 한때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놓고 경쟁하던 ‘글로벌 기업’의 서비스 수준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팔기만 하면 어쩌나, AS 손 놓은 삼성전자

    MS TODAY는 이달 16일 오전 11시 30분 춘천 온의동 터미널사거리 삼성스토어를 방문했다. 2층에 위치한 삼성전자서비스 춘천센터는 북새통을 방불케 했다. 낮 12시 기준 모바일 수리 창구 배정 대기 인원만 53명이었다. 이미 수리 중인 사례가 21건, 엔지니어는 배정됐지만 수리 대기 중인 경우도 9명이었다. 전날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평상시보다는 AS 수요가 많았다고는 하지만, 이날 오전 중에만 춘천시내에서 100건 가까이 스마트폰 고장 접수가 발생한 것. 내부 대기실이 부족해 일부 소비자들은 복도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건물 앞 진입로에 차량 대기 행렬이 길게 이어지며 사거리 일반 차량의 통행에도 불편이 생길 정도였다.

     

    삼성전자의 품질 문제가 반복되면서 고장 수리 의뢰도 증가하고 있다. 낮 12시 기준 스마트폰 수리·대기 인원만 80여명에 달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삼성전자의 품질 문제가 반복되면서 고장 수리 의뢰도 증가하고 있다. 낮 12시 기준 스마트폰 수리·대기 인원만 80여명에 달했다. (사진=권소담 기자)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정도만 다를 뿐 매번 되풀이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메시지 앱 오류뿐 아니라, 갤럭시 워치 울트라 화면 정렬 오류, 갤럭시 버즈 3 프로 제조 불량 및 노이즈 발생 등 제품의 품질과 기능을 두고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다수다. 이씨와 같은 기종인 Z폴드 6에선 상단 모서리가 들떠 스마트폰이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GPS 오류로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위치와 속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후기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전자의 제품 품질관리가 되지 않고, 서비스센터 고장 수리 인프라조차 후진국 수준이라는 점이다. 춘천센터의 경우 밀려드는 AS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직원이 부족해 “토요일은 센터 내부사정으로인한 최소인원 근무로 전 제품 수리가 지연되어 당일 수리가 불가하다”고 안내할 정도다. 다른 지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서비스센터에서 만난 김모(35)씨는 대기 순서 48번이 적힌 안내표를 받아들고 “아이폰을 샀어야 하는데”라고 중얼거렸다. 조선재 강원춘천소비자연맹 회장은 “전자제품 업계가 성장하면서 제품 하자나 오류도 함께 늘어났는데, 제품 품질이나 서비스 수준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AS를 담당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국민기업’의 독과점, 갈수록 나빠지는 서비스

    독점의 폐해라는 지적도 있다.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한 후, 국내산 휴대폰 시장을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갈수록 서비스 품질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 일부 대리점에서는 우량 고객을 위해 대신 서비스센터에 방문해 AS를 맡기기도 하는데, 삼성전자 쪽에서 이런 대리 접수 등을 막는 일도 빈번하다.

    춘천의 한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사용 계층이 명확한 일부 아이폰 수요를 제외하면, 사실상 삼성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AS나 제품 교환 기준이 갈수록 빡빡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해줬을 만한 하자에 대해서도, 센터 직원들이 실적 관리를 위해 ‘몸으로 때운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AS를 담당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낮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AS를 담당하는 곳은 ‘삼성전자서비스’다. 이 회사가 수리 기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AS 품질은 더욱 낮아졌다. 수리를 위한 사전 예약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선착순 방문 제도로 운영되면서 삼성전자 제품 AS를 위해서는 반나절 넘게 대기해야 한다는 불만이 쌓인다. 올해 5월에는 한 여성이 스마트폰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제품을 맡겼다가, 남성 직원이 무단으로 사진첩을 열람한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삼성전자의 AS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제품·서비스 품질 저하는 안 그래도 MZ세대를 중심으로 급격히 흔들리는 삼성 스마트폰의 위상을 더욱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춘천소비자연맹은 “최근 전자제품이 다양해지고 기능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고장도 빈번해 수명이 짧아졌다”며 “전자제품의 경우 하자 판정을 받아 새 제품으로 교환하기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email protected]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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