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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춘천중 화재,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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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춘천중 화재,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 입력 2020.11.11 00:01
    • 수정 2020.11.11 23:58
    • 기자명 석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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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춘천중 2층 화장실 배관실이 화재로 시꺼멓게 그을려져 있다. (사진=독자제공)
    남춘천중 2층 화장실 배관실이 화재로 시꺼멓게 그을려져 있다. (사진=독자제공)

    “5교시가 끝나고 6교시가 시작되기 전 수업 종소리 대신 화재경보음이 울렸어요. 평소에도 오작동이 잦았던 탓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난 9일 오후 2시35분쯤 남춘천중학교에서 화재가 발생, 학생 9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불길은 약 15분 만에 잡혔지만 학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김모(14)군은 “윗층에서 2학년 형들이 뛰쳐 내려오면서 불이 났다고 말해서 진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게됐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연기와 함께 탄 냄새가 복도를 가득 채웠다”고 기억했다. 이어 “2층에 연기가 가득해서 마치 화생방 훈련장 같았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화재 당시 일부 학생들은 화재 점검이나 화재경보기 오작동 등으로만 여겼고 학교측에서도 신속하게 학생들을 대피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화재로 학생 8명이 연기를 흡입해 출동한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13명은 방과 후 학부모와 동행해 병원을 방문하는 등 21명이 화재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모(14)군은 “대피를 하던 중 책가방을 챙기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연기를 마시게 됐다”고 밝혀 학교측의 신속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평소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있었던데다 건물에는 화재에 대비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는 등 시설물 확충 및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화재로 학교 2층 화장실 옆 배관실 시설이 불에 타 시꺼멓게 변했으며 그을음은 바로 윗층인 3층 화장실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춘천중학교 3층 화장실에 그을음 흔적이 남았다. (사진=독자제공)
    남춘천중학교 3층 화장실에 그을음 흔적이 남았다. (사진=독자제공)

    하지만 초동진화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자칫 대형 화재로 번져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스프링클러 설치 등 안전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9월 기준 도내 661개 학교에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학교는 94곳으로 14.2%에 불과,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학교별로 초등학교는 11.2%, 고등학교는 29.6%, 특수학교는 25%, 중학교는 9.8% 등 저조한 설치율을 보였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남춘천중학교 역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학생들이 화재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게다가 화재경보음 오작동도 학생들의 신속한 대피를 방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춘천중학교 관계자는 “화재 당시 신속하게 학생들의 인원을 파악하고 대피를 진행했지만 21명의 학생이 연기를 흡입한 것을 확인됐다”며 “소방 설비에 관련해서는 화재 조사결과에 따라 향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석민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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