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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어는 캐나다식이드래요~”⋯앨버타주와 꽃피운 50년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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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영어는 캐나다식이드래요~”⋯앨버타주와 꽃피운 50년 우정

    1974년 사상 첫 해외 자매결연 탄생
    500여명 도내 영어교사 캐나다 연수
    축산, 체육, 첨단 등 시대 따라 교류
    올해 50주년 맞이, 김진태 지사 출장

    • 입력 2024.09.24 00:08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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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강원특별자치도)
    매결연 50주년을 맞아 23일 캐나다 앨버타주를 찾은 김진태(뒷줄 왼쪽 3번째) 강원지사가 현지에서 전지훈련 중인 도 아이스하키팀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

    1974년 9월 3일은 강원도와 캐나다 앨버타주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국제교류가 드물던 시절 처음으로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박종성 강원도지사와 휴엠 호너 캐나다 앨버타주 부수상은 한국-캐나다 간 사상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이날부터 양 지방정부는 저 멀리 태평양을 오가며 우정을 쌓았다. 교과서로만 공부하던 회화영어를 캐나다에서 배워와, 도내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최고의 맛으로 꼽히는 ‘강원도 한우’의 역사에서도 앨버타주를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강원도와 앨버타주 자매결연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교류활동이 재조명받고 있다. 인구는 적고 산으로 둘러쌓였던 변방의 강원도가 ‘미래산업글로벌도시’로 나아가는데 당시 선진국이었던 캐나다 앨버타주의 도움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강원도와 앨버타 간 실질적인 협력사업은 1977년부터 시작된다. 양 지방정부는 원주 옛 강원도 종축장 부지에 시범목장을 설치하고, 앨버타에서 시멘탈 품종의 육우 1쌍을 데려와 합작육우시범사업을 펼친다. 목축업이 발달했던 앨버타의 기술력을 그대로 전수받아 1983년까지 도내 농가에 매년 2000마리 교접우가 보급된다. 강원도가 한우 주산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셈이다.

    축산업은 시작에 불과했다. 1980년대부터는 사람들이 오가는 인적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83년 1월 강원도 교육위원회 김상준 교육감과 앨버타주 문교성(한국의 교육부) 데이브 킹 장관은 교류협정을 체결하면서다. 이 협정을 통해 총 500여명의 강원도 중·고교 영어교사가 앨버타로 해외연수를 다녀 왔다.

    1984년부터 매년 20명의 도내 영어교사가 하계방학 동안 앨버타주립대학을 찾아 선진 어학을 배우고 글로벌 학습능력을 길렀다. 앨버타주립대는 캐나다 내에서 대학 순위 4위권에 드는 명문대로 꼽힌다.

    캐나다 현지에서 배워온 영어교육법은 자연스레 강원도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앨버타 대학 원어민 교사들도 영어보조교사 형태로 강원도를 찾아 도내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강원도 영어는 캐나다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교류가 활발했다. 김진선 전 지사는 앨버타주립대로부터 명예교수직까지 받았다.

    당시 앨버타주립대로 연수를 다녀와 후기를 남긴 한 교사는 “한국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지도법이 큰 도움이 됐다”며 “교육법은 물론 외국의 문화, 체험, 교육제도를 이해하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체육 분야에서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매년 격년제로 상호 방문해 30년 넘게 축구, 테니스, 레슬링, 농구 등 14종목에서 훈련하고 친선전을 펼쳤다.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대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개최한 공통점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체육 분야에서 왕래가 중단됐지만, 내년부터 컬링을 시작으로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다.

     

    강원도가 2005년 캐나다 앨버타주에 기증한 강원정. (사진=강원특별자치도)
    강원도가 2005년 캐나다 앨버타주에 기증한 강원정.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양 지방정부의 끈끈함은 서로에게 보낸 선물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앨버타주 수부도시 애드먼턴에는 2005년 강원도가 건립 기증한 한국식 전통정자 ‘강원정’이 있다. 반대로 평창에는 2015년 앨버타주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을 담아 선물한 목재건축물 ‘파빌리온’이 조성돼있다. 파빌리온은 앨버타산 목재로 만들었다.

    1차산업을 협력하던 강원도와 앨버타는 5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미래산업 파트너로 거듭난다. 김진태 지사는 지난 21일 자매결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7박 9일 일정으로 앨버타주로 떠났다. 이번 출장에서 50년간 협력해온 성과를 자축하고, 경제협력 동반자로 관계 재정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바이오·헬스산업 글로벌 협력 동반자로 손을 잡는다.

    강원도 국제협력관 관계자는 “강원도와 앨터바는 그동안 시대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교류를 추진해왔고, 자매결연 50주년을 맞이해 ‘경제협력 파트너’ 범위를 확대하고자 한다”며 “이제는 바이오, 수소 등 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email protected]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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