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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별로 살펴보는 비염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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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질별로 살펴보는 비염치료

    김도경의 동의보감

    • 입력 2024.10.15 00:00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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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에어컨을 끄자마자 난방을 해야 할 만큼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환절기가 되거나 기온의 변화가 크면 나타나는 불청객이 바로 비염이지요. 저는 한의원을 오래 하다 보니 비염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줄줄 흐르는 콧물 때문에 하루에 각티슈 한 통을 다 쓴다는 분도 있었고 비염과 눈 가려움이 너무 심해 자기 눈을 빼서 찬물이 씻어 다시 넣고 싶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분은 코막힘 때문에 콧속의 뼈를 깎아 넓히는 수술을 받았다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원래 코라는 것은 차고 덥고 습하고 건조한 외부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코는 제습기, 가습기, 온풍기, 냉방기, 공기 청정기 등의 모든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만약에 이러한 자동조절 기능이 제 역할을 못 하면 비염이 발생합니다. 특히 최근 3년간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오래 쓴 탓에 코의 기능이 떨어져 비염 환자들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도 예외일 수 없는데 요즘 들어 찬 바람을 쐬거나 공기가 조금 탁한 곳에 가면 콧물이 나고 재채기를 하곤 합니다. 제가 재채기를 하고 코를 풀다 보면 친한 환자분들이 “의사 선생님이 비염 걸리면 어떡해요”라고 한마디씩 하시곤 하는데 “그럼 장의사는 안 죽나요” 하고 웃어 넘기곤 합니다.

    한의학에는 원래 비염이라는 병명은 없지만 비연(축농증), 비구(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 경우), 비창(콧속이 헐거나 코를 풀면 피딱지가 나오는 경우), 비색(코가 많이 막히거나 후각이 떨어진 경우) 등의 병명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하지만 병명보다 체질별로 비염이 나타나는 원인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마른 체질의 사람은 가습 기능,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제습 기능, 몸이 더운 체질은 냉방 기능, 몸이 찬 체질은 난방기능이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염 증상이 있는 경우 체질별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의학에서는 비염 증상이 있는 경우 체질별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 오장육부의 허약에 따라 나타날 수도 있는데 허하다는 것은 기능이나 성능이 떨어진 것입니다. 주로 폐와 간, 비장 기능의 허약으로 인해 많이 나타나는데 폐가 약한 사람은 얼굴이 각지고 피부가 흰 편이며 코가 큰 경우이며 간이 약한 사람은 눈이 크거나 얼굴이 갸름하고 피부가 검푸른 사람입니다. 비장이 약한 사람은 입 모양이 야무지지 못하고 기울어지거나 피부색이 노란 경우, 입가에 주름이 많은 분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처방 역시 체질에 따라 달라지는 데 제습 기능이 고장난 사람은 가미사군자탕, 난방기능이 고장난 사람은 오적산, 간이 약한 사람은 보간탕, 비장이 약한 사람은 보비탕 등등 다양한 치료 약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비염과 더불어 눈과 코, 얼굴 가려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려움이 동반되면 일종의 풍(風)으로 보는데 풍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차가운 바람이라는 뜻도 있지만 중풍처럼 큰바람을 맞아 쓰러진다는 뜻도 있습니다. 또 풍이라는 한자를 잘 살펴보면 벌레 충(虫)자가 들어있는데 이것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질환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말이 바로 파상풍입니다. 만약 풍으로 인한 비염이 나타나면 소풍산 같은 처방을 사용합니다.

    이처럼 비염의 한방치료법은 한가지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체질에 따른 약점과 원인을 찾아 보완해 줌으로써 코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끝으로 코를 단련하는 비법을 하나 소개해드리면 아침, 저녁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 콧등의 옆쪽을 20~30회 비벼주면 좋습니다. 또한 코 막힘이 심할 때 해보시면 바로 뚫리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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