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는 민선 7기 출범 이후 지역 먹거리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순환과정을 공적인 영역에서 보장하는 춘천형 푸드플랜을 수립했다. 춘천에서 생산되는 각종 식재료를 지역민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골자다.
그러나 지난해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학교에 납품된 농산물 중 춘천지역 농산물의 비중은 33.4%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MS투데이가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 자료를 확인한 결과, 축산물의 경우 지역산 비중은 27.3%였으며 수산물과 공산물, 견과류는 0%였다. 청과류와 쌀·잡곡의 지역산 비중은 65.2%, 79.9%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이들 품목군의 납품비율은 전체의 13%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유치원 등으로 납품되는 지역산 우수 농산물은 7만8225개로 전체 대비 44%였다. 사용금액은 3억8719만원으로 전체 12억8421만원 중 약 30% 정도만이 지역산 납품에 쓰인 셈이다.
학교급식에 있어 지역산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역 내 생산기반과 판로 확대로 연결되며, 우수 농산물 공급 비중은 학생들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척도가 된다. 지역산 우수 식재료가 많이 공급돼야 지역 내 건강한 먹거리 생산기반이 정착할 수 있고, 이 생산기반이 다시 군대와 공공기관 등 공적 영역으로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공공급식 선순환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지역 농산물 공급 증가로 인한 농민들의 소득 증가 △전 품목 일괄 구매에 따른 전반적인 식재료 단가 하락 △학교급식 안정화 및 로컬푸드 활성화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공공급식을 중심으로 안전한 먹거리의 지역 내 공급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춘천형 푸드플랜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만큼,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춘천지역 식재료의 학교 공급비중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확인되며 푸드플랜 구축이 다소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업계는 지역의 먹거리 산업기반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있다. 또한 관외농산물과 지역농산물의 품질에 대한 인식 차이, 학교급식 현장에서 진행되는 관계자들의 업무과다 등도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원종문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 기획홍보팀장은 “춘천 내 먹거리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나 아직 개선 단계에 있다”라며 “지역농산물이 관외농산물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원 팀장은 “이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느정도 지역산 농산물과 식재료의 품질이 향상돼야 함은 물론이고, 가격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일부 정책인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