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바카라


(기획) ②강원 수학 점수 중간지대 실종, 양극화 고착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기획) ②강원 수학 점수 중간지대 실종, 양극화 고착

    팬데믹 기간 제대로 된 학습 경험 부족
    시험 없는 자유학년제, 평가 기회 박탈
    패자부활 불가, 성적 하락 대응 어려워
    반복 풀이, 맞춤형 수업 등 해결 방안

    • 입력 2024.10.17 00:08
    • 기자명 권소담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지역 주요 도시 중학교 3학년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 내신 성적에서 60점도 채 받지 못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강원지역 주요 도시 중학교 3학년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 내신 성적에서 60점도 채 받지 못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중학생 수학 성적, 왜 곤두박질쳤나

    지역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약해졌다고 진단한다.

    자율 학습과 다양한 경험을 강조하던 전임 교육감 시절, 바닥으로 떨어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팬데믹 이후 더욱 고착됐다.

    현재 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이 본격적인 학습이 이뤄져야 할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온라인 수업을 받으면서 제대로 된 공부 경험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중위권 학생이 사라졌다. 학습 의지가 있는 일부 상위권과 다수의 하위권으로 나뉘는 ‘양극화 현상’의 현실화다.

    춘천의 한 수학 학원 관계자는 “과거 학생들의 성적은 정규분포곡선으로 중위권이 대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심하다”며 “중위권에서 치고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면학 분위기가 떨어져 결국 안주한 상위권 학생들도 정시를 통해선 최상위 대학에 진학할 성적이 나오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정보력의 제한에서 오는 학력 저하도 문제다.

    시험이 없는 자유학년제‧자유학기제 체제에서 사실상 2학년 1학기 여름방학이 되어야 객관화된 성적을 받아보게 된다. 그만큼 학생과 학부모 모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기간 중학생들은 제대로 학력을 검증할 기회나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 경험이 부족하다.

    한효관 이코에듀 대표는 “자유학년제로 인해 패자부활전이 불가능해졌다”며 “객관적인 성적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학교 시절의 절반이 지나다 보니 뒤늦게 공부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춘천지역 중학교 내신 시험이 약간 어렵게 출제되긴 했지만, 사실상 큰 외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60점 미만 비율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기초학력이 저하됐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하위권 수학 성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제 풀이 반복이 중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위권 수학 성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문제 풀이 반복이 중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닥인 수학 점수, 해결할 방법은

    ①반복 학습으로 문제와 친숙해지기

    한효관 이코에듀 대표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단계별 학습법을 가장 중요한 성적 향상 방법으로 꼽았다. 초보 단계에선 문제 풀이를 반복하며 수학에 대한 어려움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이때 문제 풀이의 기본 원리와 접근법을 익혀야 한다.

    ②답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고민하기

    퇴직 교사 정모 씨는 상위권 도약을 위해선 진득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본 실력이 갖춰졌다면, 어려운 문제를 여러 방법을 활용해 풀어봐야 한다. 답지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정답을 찾는 과정을 체득하는 학습법이다.

    ③학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금물

    춘천의 한 수학 학원 관계자는 학부모의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버려야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수 있고, 명확한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입시에선 강원지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낮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학부모는 학생 스스로 의지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④전문가가 만든 학교 교재 활용하기

    사교육 도움 없이도 학교 교재를 활용해 고교 수학을 대비할 방법이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예비 고등학생을 위해 중고 연계 전환기 보조 교재 ‘사다리수학2’를 배포한다. 누구나 수학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책으로, 중등 과정을 복습하고 고1 수학과 연계할 수 있다. 도교육청에서는 교육과정 학습 도약 시기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중3을 대상으로 수능형 수학 문제 교재도 제공하고 있다.

    ⑤수준별 맞춤 수업 및 교사 연수 확대

    영서지역에서 근무 중인 한 중학교 교사는 수준별 맞춤형 수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현재 교육청 지침상 수준별 이동 수업 제한이 있지만, 성적이 양극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선별적인 지도가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새로운 방식의 수준별 학습을 위해 교사를 위한 교수법 연수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권소담 기자 [email protected]

    (확인=윤수용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