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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①강원 중3 수학 실력 최저 “이대로 방치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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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①강원 중3 수학 실력 최저 “이대로 방치해도 되나”

    강원 주요 도시 중3, 10명 중 4명 ‘수포자’
    교내 시험 절대 평가, 60점 미만이 절반
    정주여건 좋은 학군일수록 성적 좋은 편
    강원 중학생 수학 실력, 전국 최하위 수준

    • 입력 2024.10.17 00:0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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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을 포기한 중학생의 비율이 춘천과 원주, 강릉 등 강원 도내 주요 도시에서 4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과별 성적 자료는 지필 고사 외에도 점수를 후하게 주는 수행평가를 합산한 결과이기 때문에, 도내 중학생들의 학력은 드러난 성적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춘천 중3 절반은 ‘수포자’

    춘천은 중3 학생 절반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다.

    본지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학교알리미’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1학기 춘천지역 중학교 20곳의 3학년생 수학 과목 E등급 비율은 평균 46.1%로 나타났다. E등급은 각 학교의 자체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다.

    중학교는 교육부 훈령에 따라 매 학기 말 지필‧수행평가 성적을 종합해 학업 성취도를 5단계로 공시한다. 학교별 교과 학업성취 사항에 대해서는 학교알리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다.

    춘천 중3 학생 둘 중 하나는 수학 내신 성적이 60점을 밑도는 ‘수포자’인 셈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지역 외곽에 있는 학교일수록 수포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정주 여건이 좋은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교육열이 높은 중학교에서는 수학 성적이 나쁜 학생들의 비율이 낮았다.

     

    춘천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E등급(60점 미만) 비율.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E등급(60점 미만) 비율.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에서 수학 성적이 가장 좋은 학교는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퇴계중이다. E등급 비율이 23.4%에 불과했다. A등급(90점 이상)을 받은 학생도 34.2%나 됐다. 해당 학교는 학령기 자녀를 둔 가정이 선호하는 ‘중품아’(중학교를 품은 아파트)와 인접했다. 또 사교육 인프라도 발달해 교육열이 높다.

    교육열이 높은 지방 도시 중 하나인 충북 청주 신흥 주거지역에 자리 잡은 운동중도 이와 유사하게, 수학 E등급 비율이 26.3%에 불과했다.

    ▶학군별 성적 격차 심화

    춘천지역 수학 성적 2위는 공립 대안 교육 특성화중학교인 남면 가정중(25.0%·이하 E 등급 비율)이 차지했다. 전교생 106명으로 규모는 작지만, 실험적 교육방식으로 인기가 많은 학교다. 3위와 4위는 사학재단이 운영하는 교동 유봉여중(27.5%)과 동면 강원중(29.5%)이었다. 우두택지와 가까운 소양중(29.9%)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막골 주거지역을 끼고 있는 석사동 우석중(33.6%)도 수포자 비율이 적은 학교로 꼽혔다. 퇴계‧온의동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비중이 높은 남춘천여중(34.2%)과 남춘천중(36.4%) 역시 상대적으로 수학 성적이 좋았다. 온의‧약사동 신흥 주거지역과 인접한 중앙로3가 춘천중(38.5%)이 뒤를 이었다. 외곽 지역에 있음에도 좋은 성적이 나온 창촌중(35.7%)은 전교생이 33명인 소규모 학교다.

    E등급 비율이 40%대인 학교는 △후평중(40.8%) △춘성중(41.9%) △대룡중(42.6%) △봄내중(45.0%) △봉의중(49.1%) 등 5곳이었다. 춘천 외곽에 자리해 학원 시설 등 교육 인프라와 거리가 있고, 재학생 수가 적은 △강서중(56.3%) △광판중(60.0%) △동산중(75.0%) △신포중(100.0%)이나 특성화 학교인 강원체육중(96.9%)은 대부분 학생의 수학 성적이 60점을 밑돌았다.

    최광익 전 화천중고등학교 교장은 “제대로 된 수업과 함께 학생들도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들이 근본적인 수업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원지역 중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강원지역 중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강원 수학 성적 ‘전국 꼴찌’

    춘천뿐 아니라 강원지역은 전체적으로 중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취약하다.

    최근 몇 년간 강원지역 고등학교의 대학 입시 성적이 부진한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 벌어진 다른 시·도 학생들과의 성적 격차를 고등학교에 가서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수학 성적 E등급을 받은 강원지역 학생 비율은 41.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이 비율이 27.0%에 불과하다.

    또 전체 학생의 수학 성적 E등급 비율이 50% 이상인 학교는 강원지역 45곳으로, 전체 160개 학교 가운데 4곳 중 하나(28.1%)를 차지했다. 지난해 15.6%(25곳)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평균적으로 수학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고, 상위권에서는 과학 점수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 중3부터 적용되는 수능‧내신 개편에 따라 중학교 성적을 면밀히 분석하고, 내신 등 유불리 상황을 고려해 고교 선택에 참고할 필요 있다”고 밝혔다.

    원주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E등급(60점 미만) 비율. (그래픽=박지영 기자)
    원주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E등급(60점 미만) 비율. (그래픽=박지영 기자)

    ▶원주·강릉 중3 수포자 40% 넘어

    원주와 강릉은 춘천보다 상황이 낫다.

    지역과 학교별로 시험의 난이도 차이는 있지만, 올해 1학기 원주지역 중학교 24곳의 3학년 수학 성적 평균 E등급(60점 미만) 비율은 43.9%, 강릉지역 12곳은 41.3% 수준으로 조사됐다.

    원주에서 수학 성적 E등급 비율이 가장 낮은 학교는 사학재단이 운영하는 원주삼육중(6.5%)이었다. 삼육중은 입학시험이 따로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인기 학교다.

    학생 수가 적은 부론중(12.5%)도 수학 성적이 좋았다. 학교 인근에 주거‧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반곡중(30.5%), 사립인 원주대성중(32.8%)과 육민관중(37.6%), 신흥 주거지역인 기업도시를 끼고 있는 섬강중(35.3%), 구도심을 대표하는 원주여중(38.1%) 등은 수포자 비율이 30%대에 그쳤다.

    반면 구도심과 외곽 지역에 있는 △단구중(41.8%) △상지여중(42.1%) △치악중(42.4%) △남원주중(43.8%) △문막중(45.3%) △태장중(45.6%) △버들중(45.7%) △원주중(46.1%) △북원중(47.1%) 등은 수학 성적 E등급이 40%대로 나타났다. 또 △호저중(50.0%) △황둔중(50.0%) △평원중(51.5%) △진광중(51.8%) △학성중(53.2%) △지정중(58.3%) △신림중(66.7%) △귀래중(80.0%) 등은 절반 이상의 학생이 60점을 넘기지 못했다.

     

    강릉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E등급(60점 미만) 비율. (그래픽=박지영 기자)
    강릉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적 E등급(60점 미만) 비율. (그래픽=박지영 기자)

    강릉은 상대적으로 수학 성적이 양호하다. 아파트 밀집 지역과 가까운 관동중(22.1%), 학생 수가 적은 시골 학교인 왕산중(25.0%)과 옥계중(28.6%) 등에서 수학 포기자가 적었다. 이어 솔올중(34.1%)과 율곡중(35.8%), 동명중(39.8%) 등도 E등급 비율이 30%대 수준이었다.

    강릉중(40.3%), 강릉해람중(44.5%), 경포중(49.2%) 등은 E등급 비율이 40%대였다. 하슬라중(50.2%), 주문진중(59.1%), 사천중(66.7%) 등에선 과반수 학생이 60점 이하로 나타났다.

    영서 북부 군 지역 읍내 학교의 경우 철원중(37.7%)과 철원여중(44.7%)에서 상대적으로 수학 성적이 좋았다. 양구중(64.3%)의 수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인제중(42.3%)과 화천중(47.4%)은 학생들의 E등급 비율이 40%대로 나타났으며, 홍천중(53.7%)과 홍천여중(51.7%)은 수포자가 절반을 넘었다.

    권소담 기자 [email protected]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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