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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춘천 원도심 쇠퇴, 골든 타임 놓치면 더 큰 재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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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춘천 원도심 쇠퇴, 골든 타임 놓치면 더 큰 재앙된다

    • 입력 2024.06.05 00:01
    • 기자명 MS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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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원도심이 낙후화된 지 오래다.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등 행정당국도 나름대로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원도심은 시름 시름 앓으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러다간 원도심이 슬럼가가 될 날도 머지않다. 조난 당한 사람은 골든 타임에 도움의 손길이 닿아야 살 수 있다. 원도심도 마찬가지다. 아직 숨을 쉬고 있을 때 지원해야 소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적기(適期)를 놓치면 회생은커녕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되고 만다. 

     원도심은 중앙시장, 명동을 끼고 있는 소양동, 근화동, 조운동, 교동 등을 말한다. 이 곳은 1950년 한국전쟁 전후로 춘천의 도시기반이 형성된 춘천의 뿌리이자 오랫동안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제·금융·문화의 중심지로 번영을 구가해왔다. 그러나 시 외곽지역 개발로 원도심 상권이 죽으면서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2005년에는 지역 상권에 힘이 됐던 미군 부대가 철수하면서 침체가 가속화됐다. 시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6천여명 늘어났지만 소양동, 조운동 등은 오히려 줄었다. 원도심 공동화(空洞化)가 심각하다는 말이다. 시 외곽 초등학교는 졸업생이 100명 넘지만 원도심은 6명에 불과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이러니 상가가 문을 닫는 것도 당연하다. 소양동 시장 상가는 한 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귀퉁이에는 폐가구가 쌓여 있고 유통기한 10년이 지난 병들이 널브러져 있어 이곳의 쇠퇴가 상당기간 진행돼 왔음을 말해준다. 

     원도심의 낙후화는 춘천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도시가 겪고 있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땅값이 비싼 도심보다 저렴한 외곽으로 나가면 비용도 적게 들고 개발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도심 퇴보를 도시발전의 통과의례나 성장통(痛)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도시개발이 인구 증가가 아닌 감소 시대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도심 퇴보를 방치하면 그 부작용은 부메랑처럼 되돌아 와 도시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도심의 상가, 주택이 오래 비게 되면 부랑자들이 기웃거리게 되고 범죄도 잦아지게 된다. 부서진 유리창을 그대로 두면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지 않더라도 원도심이 우범지역으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 늦기 전에 원도심 주거지, 상가를 사람이 살고, 돌아오는 곳으로 복원해야 한다. 

     다행히 춘천 원도심은 미군이 떠난 캠프 페이지 개발이라는 호재가 있다. 시는 캠프 페이지를 도시재생혁신지구로 지정해 산업, 주거, 문화 등 복합 단지로 개발해 원도심 활력의 돌파구로 삼으려 한다. 시 관계자는 캠프 페이지 개발에는 주민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로 욕심을 부려 개발이 무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당부로 들린다. 이기주의에 매몰돼 전체의 발을 묶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해 관계자들은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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