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에서는 실제 수상 태양광 시설이 산불 진화 작업에 지장을 준 사례가 있었다. 2020년 5월 고성 토성면 도원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전국 각지에서 헬기 38대와 인력 5000여명이 투입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이 산불로 산림 85㏊가 불탔고 2300여명이 대피했으며 주택과 창고, 축사 등 건물 6채가 전소됐다. 이 중 일부는 산불 발생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도원저수지에서 물을 담아 현장으로 날랐는데, 수면의 태양광 패널이 장애물로 작용하며 취수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설치된 수상 태양광 시설이 산불 진화 작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면에서 태양광 시설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을수록 산불 발생 시 진화용 헬기가 저수지에서 물을 담기 어려워진다. 태양광 패널이 헬기 조종사의 안전을 위협할 우려도 있고 다른 곳으로 우회하며 진화 작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
헬기가 공중에서 정지 상태로 저수지의 물을 뜰때 추락 위험이 높고, 태양광 패널은 사고 위험을 키운다. 영동지역 산불 진화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 헬기 기장은 “헬기가 저수지에 접근할 때 하강풍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람으로 인해 태양광 패널에 손상이 생길 위험이 있어 작업이 어려웠다”며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저수지는 물을 뜰 수 있는 공간이 적어 진화 작업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권소담·박지영·오현경 기자 [email protected]
(확인=한상혁 데스크)